與대표, 尹에 대한 檢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지적
'윤석열 파일' 예고…강경파 '내수남공' 尹 때리기
尹, 檢 처가 수사 대비 국민의힘 의원들 접촉 관측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일 '조국 사태'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했다. 송 대표는 이날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보고회에서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줬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사과는 등떠밀려 마지못해 고개숙인 인상이 강했다. 우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가족 비리와 관련해 '법률적 문제'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사과 이유를 입시 비리 등 조 전 장관 자녀 관련 문제로 국한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입장을 주로 대변, 두둔했다.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자녀 입시 비리 관련 7개 혐의에는 스펙 품앗이도 들어있다. 송 대표는 그러나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했다.
송 대표는 특히 논란을 부른 조 전 장관 회고록에 대해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하여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하고 있다"고 감쌌다. 조 전 장관은 책 소개에서 "최소한의 자기방어"라고 포장했다. 송 대표는 보고회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조 전 장관이 수차례 사과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강조했다.
여당 대표가 여전히 조 전 장관을 떠받드는 친문 강성 지지층을 지나치게 의식해 '무늬만 사과'를 한 것으로 비친다. '조국 키즈'이자 강경파인 김남국 의원은 전날 당 차원의 사과는 부적절하다며 반발했다. 여당 내에서도 '반쪽 사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가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걸고 넘어진 것은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하는 대목이다. 송 대표는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총장의 가족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권당 대표가 전날 공식 임기를 시작한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에게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찰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안 그래도 김 총장은 '친정부 성향'을 보여 정치 중립성 논란에 휘말려 있다. 그는 조국 전 장관 수사 때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배제를 검찰에 요구한 장본인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사건의 피의자이기도 하다.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한 송 대표의 거부감은 강경파와 닮았다.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 대표격인 김용민 최고위원은 조 전 장관 수사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대권과 정치적인 야욕을 위해 자기 상급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재임시 조 전 장관 수사가 '먼지떨이', '별건수사'라고 주장하며 '윤석열 검찰'에 태클을 건 바 있다. 친문 강경파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사건에 대해 전대미문의 70~80번 압수수색이 있었다"며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에 거듭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 만큼 송 대표 발언은 대권 도전을 준비 중인 윤 전 총장에게 상당한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욱이 송 대표는 '윤석열 파일'을 거론하며 위협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적당히 되는 게 아니다. 하나씩 제가 자료를 체크하고 있다"며 "파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연쇄 접촉한 배경에는 자신의 처가를 옥죄여오는 검찰수사에 대한 경계심도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 등을 받는 윤 전 총장 장모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김오수 검찰총장 체제에서 자신과 처가에 대한 검찰의 과도한 수사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며 "대권 도전을 위해선 울타리가 필요한 윤 전 총장이 의원들을 만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비치면서 거리를 좁히려는 계산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처가 관련 의혹을 적극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의원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내 장모는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일 뿐"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윤 전 총장을 집중 공격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의 눈치는 보지 않지만 장모의 눈치는 보는 것이 윤석열식 정의냐"고 비난했다. "'내수남공', 내가 하면 수사고 남이 하면 공작이라는 식의 사고"라고도 꼬집었다.
김남국 의원도 "죄질이 나쁜 사건으로 재판받는 상황에서 '내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발언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특히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의원은 "아무리 장모님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넘쳐나기로 이 상황에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송 대표 보고회 직후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겸허히 받아드린다"고 했다. "저는 공직을 떠난 사인(私人)으로, 검찰의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으로 자기방어와 치유에 힘쓸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송 대표에 대해 "영혼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에서 "조국 사태로 등 떠밀리듯 했던 이해찬 전 대표의 대국민 사과를 제외하고는 지난 4년간 진심이 담긴 사과나 통렬한 반성 한번 없던 정권이었다"며 "송 대표의 사과 역시 영혼이 없었다"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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