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층이라 안 들림, 개꿀" 시위 조롱한 LH 직원 해임

박지은 / 2021-05-17 19:32:06
감사실 "은폐 시도, 반성보다 신상 노출 더 우려"
LH, 인사위원회 열어 직원 징계 최종 결정 방침
"꼬우면 이직하든가" 조롱 발언자는 아직 못 찾아
"저희 본부엔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함.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림, 개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나온 뒤 지난 3월 익명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라온 글이 논란을 일으켰다. 내용이 LH 본사 건물 앞에서 벌어진 항의시위를 조롱한 것이어서 국민적 공분을 불렀다.

결국 LH 감사실은 글쓴 직원 A 씨를 해임하라고 결정했다. LH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A 씨 징계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A 씨는 수도권주택공급특별본부 공공정비사업처 소속이다.

▲ 투기의혹 관련 시위에 조롱성 발언을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화면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17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LH의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감사실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에 대한 조롱성 글을 게시함으로써 공사의 사회적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그 결과 '개꿀 발언'에 대한 비판적 언론 보도가 153회 발생했고 이로 인해 공사에 대한 질타와 공분이 가중되는 등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고 전했다.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A 씨는 수도권주택공급특별본부가 문제의 발언과 관련해 일정 기한 내 자진신고할 것을 권고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지난 3월18일 진행된 감사인과의 면담에서도 '개꿀'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허위로 답변했고 본인 휴대전화 내 문제 오픈채팅방 활동 이력과 관련 애플리케이션까지 삭제했다.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자들을 조롱하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고, 순전히 건물의 높이가 높아 안 들렸고 저층에 계신 사람들이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게시했다"고 해명했다.

감사실은 △공사(LH) 명예를 크게 훼손한 점 △허위 답변과 문제 자료 삭제 등 은폐를 시도한 점 △조사과정에서 반성·뉘우침보다는 징계 수위나 신상 노출을 더 염려한 점 등을 고려해 "비위 행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LH 측은 그러나 "꼬우면 (LH로) 이직하든가"라는 글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려 공분을 일으킨 LH 직원 추정 네티즌에 대해선 아직 신원확인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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