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폭탄·김어준 감싸는 與 강경파…'도로 친문당'

허범구 기자 / 2021-04-29 16:19:50
조응천 비판에 친문 윤건영 "선출직이면 감당하라"
김용민은 "적극적 의사표시로, 제한 아닌 권장해야"
조응천, 10~20명 규모 쇄신파 의원 모임 결성 계획
野 의원 "잘나갈 때 그만"…김어준 "더 잘나갈건데"
"그런(문자폭탄) 적극적인 의사표시는 권장돼야한다."(김용민 의원) 

"선출직이면 문자폭탄을 감당하라."(윤건영 의원)

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친문 핵심이다. 김 의원은 강경 목소리를 내는 '조국 키즈'다.

두 의원의 주장은 4·7 재보선 민심과 동떨어진 더불어민주당 현주소를 대변한다. 강경파 득세로 쇄신은 멀어지고 친문 색채가 다시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김용민 의원 [UPI뉴스 자료사진]

재보선 직후 '조국 전선'에서 쇄신론은 강경론에 밀렸다. 문자폭탄·김어준 논란 등 다른 전선도 비슷한 양상이다.

윤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을 직격했다.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문제삼는 조 의원을 향해 "저희가 선출직이지 않나.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 싶다"고 쏘아붙인 것이다.

조 의원은 전날 문 대통령 열성 지지자인 '문파' 당원들에게 "여러분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했다.

윤 의원은 "당원들이 소속 의원들에 대해 본인 의사 표현하는 것 정도라면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색깔이 다양하다고 해서 문제 삼을 순 없다"고도 했다. 문자 폭탄도 그 차원에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김용민 의원은 전날 한술 더 떴다. 문자 폭탄 행태에 대해 "당연히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런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다.

김 의원은 "강성 지지자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지지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국회의원은 국민 목소리와 당원의 목소리를 계속 청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 영역에 있는 범위 내에서는 제한할 게 아니라 오히려 권장하고 그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비주류 소신파인 조 의원은 향후 조직적 대응을 예고했다. 총 10~20명 규모의 쇄신파 의원 모임을 결성할 계획이다.

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소위 말하는 비주류 혹은 쇄신파가 생겨야 내년 대선에 희망이 생긴다"며 "적어도 10명에서 20명은 자기 이름을 걸고 할 사람들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문자폭탄과 관련해 "끙끙 앓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의원들 많다. 수십 명까지는 모르겠지만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모임을 결성하면) 단체로 입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도 수백 개의 문자폭탄이 왔다"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검은 머리 짐승', '그쪽 일당들하고 다 같이 탈당하고 더민주 이름 더럽히지 말아라' 등이다.

조 의원은 친문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주민, 김종민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동안 전당대회에서 성공 방정식이 있었다. 계속 1위를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5·2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김용민 의원도 "그 성공방정식을 따라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자 강성 친문인 이재정 의원이 즉각 조 의원을 때렸다. 이 의원은 "박주민, 김용민 의원까지 거론한 것은 사실상 당원투표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이라며 "기어이 당원을 외면하자고 한다면 정당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문자폭탄 내홍이 친문 강경파와 쇄신파 간 전면전으로 번지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어준 전선'도 강경파가 적극 방어하고 있다.

당권도전에 나선 우원식 당대표 후보, 김용민 최고위원 후보 등이 앞장서고 있다. 안민석, 정청래 의원 등 중진도 김 씨 우군이다. 최근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가세했다.

진보학자는 민주당의 지나친 '김어준 감싸기'를 비판했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전날 민주당 초선 의원 3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우리가 180여석을 갖고 있지만, 지금 대선이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가 집권하려면 실용적으로 가야 한다"며 "제발 김어준 씨한테 부탁하는데 자제를 좀 해달라"고 했다.


안 교수는 2012년 총선 당시 민주당 중앙선대위 인터넷소통위원장을 맡았던 진보 정치학자다.

김 씨는 자신감 뿜뿜이다.

그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생방송에서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의 기습 질문을 받았다. "잘 나갈 때 라디오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게 어떠냐"는 것이다.

김 씨 답변이 가관이다. "아직 그만둘 생각이 없다." "더 잘나갈 수 있다. 아직 최고치에 도달하지 않았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26일 민주당 강경파를 겨냥해 "선거에서 진 건 편파적인 언론과 포털 때문이라고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개혁은 조국 지키기, 윤석열 뽑아내기였고, 언론개혁은 김어준 지키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선 의원들이 초선 5적이라고 진압을 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쇄신이란 건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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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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