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에 바이든 '상응대응' 경고…한반도에 안보불안

허범구 기자 / 2021-03-26 08:39:09
바이든 "북 미사일 발사 안보리 결의 위반"
"긴장고조시 상응한 대응 있을 것" 쐐기
북 "신형전술유도탄 2발 발사" 공개
바이든 "협의 강조"…한·미동맹 시험대
미국이 뿔났다. 북한에 '조건부 채찍'을 예고했다. 지난 21일 북의 순항미사일 발사 때는 참고 넘어갔다. 그러나 북은 한발짝 더 나갔다. 나흘만인 25일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저강도에서 고강도 도발로 선회한 것이다.

탄도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북의 무력시위는 갓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로선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이 돌아왔다"며 새 질서를 천명한 미국에겐 북은 시험 케이스가 될 수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북·미 '강대강' 대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반도에 안보불안이 감돌면서 한·미 동맹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바이든 "북 유엔결의 위반…긴장고조시 상응한 대응" 경고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첫 대북 경고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임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북한에 의해) 시험된 그 특정한 미사일로 인해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가 위반됐다"고 밝혔다. 북의 이번 미사일 발사 시험이 안보리 결의를 어겼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동맹, 파트너와 협의하고 있다"며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나는 또한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이는 비핵화라는 최종 결과 위에 조건한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가 동맹과 협의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의 21일 미사일 발사 때만 해도 "국방부에 따르면 그건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일"이라고 받아 넘긴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회견의 발언 수위는 달랐다.

이날 회견은 북한의 비핵화가 바이든 행정부의 최종 목표라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외교를 우선에 두고 동맹, 파트너와 긴밀한 협의를 통한 해법을 모색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자체적인 대북 조치를 취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소집을 요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적 질서'를 외교관계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런 만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에 대해 우선 국제사회를 통한 압박을 추진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후속 움직임에 따라 미국의 자체적인 대응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적잖다.

북 "신형전술유도탄 2발 발사"…리병철 "군사위협 억제 의의"

북한은 26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3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시험 발사한 2기의 신형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 600㎞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6분경과 7시25분경 북한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국방과학원은 이번 신형전술유도탄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고 했다. 또 시험발사를 통해 "개량형 고체연료 발동기의 믿음성을 확증하고 이미 다른 유도탄들에 적용하고 있는 저고도활공도약형 비행방식의 변칙적인 궤도 특성 역시 재확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스칸데르는 활강에서 상승 등 급격한 기동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당시 열병식에서는 기존 KN-23보다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바퀴도 4축에서 5축으로 늘어난 개량형 이스칸데르가 공개됐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 속 신형전술유도탄은 열병식에서 나온 개량형 이스칸데르와 같이 검은색과 흰색이 엇갈린 뾰족한 탄두부가 눈에 띈다. 미사일 옆면에는 'ㅈ 19992891'라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개량형 고체연료 발동기의 신뢰성을 확증했다는 부분도 눈에 띈다. KN-23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10∼15분이면 발사를 준비할 수 있다.

북한은 신형전술유도탄의 사거리를 600㎞라고 주장했지만, 군은 사거리를 450km로 추정했다.

▲ 북한 개량형 이스칸데르 미사일 발사 장면 [노동신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노동당 군수공업부 및 국방과학연구 부문 간부들이 시험을 지도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했다. 리병철 부위원장은 "이 무기체계의 개발은 우리의 군사력 강화와 조선반도(한반도)에 존재하는 각종 군사적 위협들을 억제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리 부위원장은 직접적으로 미국과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반도의 각종 군사적 위협 억제'라고만 표현했다. 미국과 남측을 겨냥하고 외부 위협에 대한 억제력 확보 차원의 미사일 개발임을 강조해 발사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맹 협의" 강조한 바이든… 북 눈치보는 문정부 대응 주목

합참본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계속될 것으로 본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4월15일)까지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통한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북이 추가 도발 등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한·미 간 조율을 통한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재인정부는 그러나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어 불협화음이나 마찰이 우려된다. 북한과 중국 입장을 보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정부는 가급적 '로키'로 대응하며 수위조절에 애쓰는 모습이다.

정부는 전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갖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번 발사체를 '미사일'이라고 표현하면서도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보류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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