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변경할 단계 아니다"

강혜영 / 2020-11-26 15:23:09
"본격 경기회복 아냐…3차 코로나 확산 충격이 2차보다 더 클수도"
"환율 단기간 급락 바람직하지 않아…불확실성이 실물경제에 부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 회복세가 불확실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현재로서는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도 아니며 그런 것을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는 금융안정 상황과 구조조정의 지연 등의 문제도 보지만, 거시경제를 우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거시경제 여건을 보면 경제가 아주 어려운 상황을 지나서 회복세라고는 하나 이 회복세가 워낙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연 0.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1.3%에서 -1.1%로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당분간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경기 흐름은 아직은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은 겨울에는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높이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소비 쪽에 많은 영향을 줄 텐데, 최근의 확산은 8월 당시의 재확산 때보다는 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와 관련해서는 이 총재는 "수입 중간재 투입 비중이 과거보다 높아졌고, 국내기업의 생산시설이 해외에 많이 나가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과거보다는 (수출에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기업들이 또 다른 불확실성을 안게 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해 환율과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는데 경제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나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우리 경제가 정상궤도로 복귀를 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그러한 상황이 진정한 의미의 회복세라고 의미를 부여한 적이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하고 현재 경기는 2분기를 저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도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 흐름을 보일 거라고 기본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데 사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당분간 더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는 그런 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의 경기흐름은 아직은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성장률 전망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이 반영됐는가

"앞으로의 경제흐름을 내다볼 때는 코로나19의 전개상황을 어떻게 가정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전망에서 국내상황으로 보면, 국내 코로나19의 재확산이 겨울 동안에는 지속될 것을 전제로 했다. 당분간 동계기간 중에 재확산이 지속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게 되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소비 쪽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인데, 현 상황이 세 번째 확산이라고 가정하면 연초와 8월 재확산 사례와 같이 비교해 보면 경제주체들의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심리가 곧바로 소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과거와 비교해 보면 금번 재확산의 경제적인 영향은 연초보다는 좀 작고, 8월 재확산 때보다는 다소 큰 수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은의 정책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라는 정치권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입장은?

"고용안정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서 국가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정책과제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만약 목적에 추가됐을 때 고용안정을 추구하는 데 따른 우리 국민경제 전체적인 기대효과도 있지만, 실제 운용상에 보면 정책목표 간의 상충 가능성과 같은 제약요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행의 목적조항에 새로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간단한 문제지만 중요한 문제다. 통화신용정책 수립을 통해서 국민경제 전반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대효과와 제약요인 등에 대해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고, 한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가 된 만큼 국회 논의과정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원·달러 환율이 여타 주요 통화 대비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빠른 속도의 절상 요인을 보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경제 지표, 미 대선 이후에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된 점 그것도 있고, 일부 시장심리에 쏠림 현상도 더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만큼 이러한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보고 있고 또 혹시 쏠림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게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시장안정화 노력을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환율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일반적으로 환율의 하락, 다시 말해서 국내 통화가 절상이 되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다. 그렇지만 영향의 크기는 과거와는 다를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품의 품질경쟁력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와 있고, 우리나라는 중간재로서 수입중간재를 많이 쓰는 것이 환율의 영향을 상쇄시킨다. 과거에 비해서는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수출은 환율 이외에 다른 요인도 많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지만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수출기업의 채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기간의 급속한 하락은 저희들이 우려하고 있다. 환율변동성이 확대되면 기업들이 또 다른 불확실성을 안게 되는 거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실물경제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저희들이 환율동향,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가격 등을 고려해 금리조정을 통해 유동성 회수에 나설 필요가 있는가

"부동산가격의 오름세, 가계대출의 높은 증가세, 한계기업을 조정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있다. 이것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는 금융안정상황이라든가 구조조정의 지연 이런 문제도 보지만 거시경제를 우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같이 놓고 봐야 되는데 지금 거시경제 여건을 보면 경제가 아주 어려운 상황, 저점을 지나서 완만하게 회복이 된다고 하지만 이 회복세가 어떻게 될지는 워낙 불확실하다. 회복세를 보일 근거로 코로나19가 내년 중반경 이후에는 진정될 것이라고 하는 전망을 했지만 회복 시기나 강도는 코로나19에 따라서 상당히 유동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감안하면 섣불리 완화기조를 거두어들일 상황은 아니다.

현재로서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는 아니고 그런 것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 물론 우리 경제의 회복이 좀 더 가시화되고 안정적인 성장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게 예상된다면 그때는 미리미리 여러 가지 완화조치들을 어떻게 단계적으로 정상화할지 준비는 미리 당연히 해나가야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도 아니고 또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

—금융위원회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한 한은의 입장은?

"전자금융거래법 전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거기서 한은의 영역과 관련된 영역을 건드리는 지급결제청산업에 관한 조항이 문제가 있고, 그것에 대해서 우려를 쭉 나타내왔다. 지급결제시스템 운영, 지급결제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태생적인 업무다. 최종대부자 기능을 갖고 있는 기관이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급결제 관리,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관리는 중앙은행의 핵심 고유기능이다. 이것은 다른 어느 나라에도 예외가 있을 수가 없다. 권한의 문제가 아니고 중앙은행의 고유의 기능에 관한 문제이고 책임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금융위가 새로 내놓은 안을 보면 빅테크의 결제가 확대될 것이 예상되니까 거기에 대한 통제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 수단으로 빅테크의 내부 거래까지도 금융결제원의 시스템에서 처리하도록 의무화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결제원은 금융기관 간의 자금이체를 청산하는 기관인데 금융기관의 청산이 필요하지 않은 내부거래까지 결제원 시스템에서 하라고 하고 그것을 근거로 금융결제원을 포괄적으로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지급결제시스템은 안전성이 핵심인데 금융기관 간의 청산을 수반하지 않는 내부거래까지 가게 되면 지금 금융결제원이 수행하는 결제시스템의 안전성이 저하되지 않겠는가 싶다. 금융결제원의 업무 전반에 대해 포괄적 감독권을 갖겠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고 보고 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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