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과로사 대책위, 진실 공방 격화…서로 유감 표명

남경식 / 2020-11-25 17:26:58
과로사 대책위 "대책 제대로 이행 안 돼…오히려 악용"
CJ대한통운 "사실 왜곡…근거 없이 노력 폄훼"
CJ대한통운이 연이은 택배노동자 사망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과로사 문제를 공론화한 시민단체와의 갈등은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2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0월 12일 오전 서울 노원구 을지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병혁 기자]

대책위는 "과로사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오히려 악용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CJ대한통운 안성터미널의 공도대리점에선 산재 가입을 명목으로 택배노동자의 배송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월 16만 원 이상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전원을 산재보험에 가입시키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산재보험 가입 방해가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 대책위는 한 택배기사가 물량 일부를 동료에게 부탁했다가 해고당했다며 "CJ대한통운은 소화하기 어려운 배송물량을 나누는 '초과물량 공유제'를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대리점(집배점) 소장의 갑질로 해고 통보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금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일부 내용은 일방의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왜곡하거나, 허위의 내용을 담고 있다"며 "당사의 노력을 근거 없이 폄훼하고 왜곡하는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집회시위 자제 권고를 무시하고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방역당국과 국민들의 염원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산재 가입을 명목으로 배송수수료가 삭감된 것에 대해서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며 "대리점장에게 전액 환급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한 택배기사가 배송물량을 동료에게 넘겼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사안은 집배점 및 택배기사 사이의 계약이행과 관련된 분쟁으로 CJ대한통운은 원칙적으로 집배점 내 경영사항에 대하여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택배기사의 행위는 약정된 물량에 대해 타 집배점 택배기사와 거래를 한 심각한 계약위반 내용"이라는 해당 집배점장의 주장을 전했다.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가 10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CJ대한통운 본사에서 택배기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 20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과로사대책위 회원 6명은 CJ대한통운 측의 경고와 제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일 오전 9시 18분경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CJ대한통운 강북 서브터미널에 들어와 72분간 노동조합 가입 유도 선전전 등을 진행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허가 없이 회사 소유의 사업장에 무단침입한 행위는 형법상 건조물침입죄와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며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체계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CJ대한통운이 대책위의 이행점검단 활동에 대해 '무단침입', '방역수칙 위반' 등으로 호도하며 왜곡된 사실을 전달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지난 18일 CJ대한통운에 이행점검에 대한 협조공문을 발송하기도 했으나 공식적인 회신도 없었다"며 "택배노동자들에게 마스크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터미널 소독이나 손소독제 구비 등 기본적인 방역조차 취하지 않는 CJ대한통운이 방역지침을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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