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산문학상…김행숙·김혜진·유성호·주하선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 2020-11-03 14:18:27
국내 최대 종합문학상, 시 소설 평론 번역 부문
각 부문 상금 5000만원과 상패, 26일 시상식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주관하는 대산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국내 최대 종합문학상으로 꼽히는 28회 대산문학상 부문별 수상작과 작가는 △시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김행숙) △소설 '9번의 일'(김혜진) △평론 '서정의 건축술'(유성호) △번역 스페인어 'Kim Ji-young, nacida en 1982(82년생 김지영, 주하선)으로 각각 선정됐다.

▲28회 대산문학상 수상사자들. 왼쪽부터 주하선(번역), 김혜진(소설), 김행숙(시), 유성호(평론).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시 부문 수상 시집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는 "보통의 삶을 산뜻한 이미지로 그려내는 한편 카프카의 텍스트를 활용하면서도 인용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향해 자신의 텍스트를 열어나간 점"(심사위원: 강은교 김혜순 성민엽 염무웅 정호승)이 선정 사유로 꼽혔다. 김행숙 시인은 "문학상은 '이미 쓴 시'에 주어지는 것이지만, '아직 쓰지 않은 시'를 물어보는 것 같다"면서 "시적 순간들에 한층 더 깊어질 것, 시의 현재에 최대한 성실할 것, 제가 할 바는 그뿐일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소설 부문 수상작 '9번의 일'은 "우리 삶과 사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노동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루는 한편, 단일 주제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며 서사를 끌고나가는 능력이 탁월한 점"(김영찬 김인환 서하진 오정희 정찬)이 선정된 사유다. 김혜진은 "이번 수상작은 일에 관한 소설이고,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면서 "쓰면서 제가 발견하고 깨우치게 되는 것은 저의 한계이고 바닥인 동시에 제가 수많은 것에 기대어 있다는 사실이고, 그것이 저에겐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평론집 '서정의 건축술'은 "문학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며 현장과 연결해 보는 능력이 탁월하고 비평의 대상에 스며들어 서정의 본질과 작품의 특성을 질서 있게 배열함으로써 시단 전체의 지형을 유연하게 그려낸 점"(김진희 서경석 우찬제 최원식 황종연)이 평가됐다. 유성호는 "시 비평에 외래 담론을 이입하려는 속성이 늘어난 시대에도 개개 시편을 정확하고 풍부하게 읽어내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스스로의 언어를 단정하고 날카롭게 조율해가겠다"고 밝혔다.

 


'82년생 김지영'을 스페인어로 번역해 "뛰어난 가독성과 해외 독자들의 반응, 출판사의 지명도, 원작에 대한 충실한 이해 등에서 고루 높은 평가"(권미선 김현균 송병선 전기순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를 받은 주하선은 첫 번역으로 큰 상까지 받았다.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KBS 국제방송 스페인어방송 작가로 일하는 주씨는 "번역을 하면서 우리 세대 여성의 고민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끝까지 읽히는 작품이 되게 하고 싶었다"면서 "스페인에서도 젠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는 분위기여서 이 소설이 잘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상자에게는 부문별 상금 5000만 원과 함께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 조각 상패 '소나무'가 수여된다. 시·소설 부문 수상작은 2021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해 해당 언어권 출판사를 통해 출판된다. 올 시상식은 26일 오후 4시 교보컨벤션홀에서 50명 정도 참석하는 소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다.

KPI뉴스 / 조용호 문학전문 기자 jh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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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조용호 / 문화부 문학전문기자

소설가, 문학전문기자. 일간지에서 30년 가까이 주로 문학전문기자로 일함. 1998년 '세계의문학'에 단편소설 발표. 소설집 '떠다니네' '왈릴리 고양이나무'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장편 '사자가 푸른 눈을 뜨는 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여기가 끝이라면' '시인에게 길을 묻다' '노래,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등. 한무숙문학상, 통영 김용익문학상, 무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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