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안성·의정부, '규제지역 해제해달라' 공문…인천도 검토
서울도 상승 조짐…"두더지잡기식 처방 한계…공급책 필요"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이 오른 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 방침을 공식화했다. 풍선효과가 나타난 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어 과열양상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추가 규제 움직임에 대해 뒷북 행정만 반복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경기·인천으로 이동했던 수요들이 대책발표 이후 서울 중저가 단지로 돌아오는 '역풍선효과'까지 나타나 규제대책의 역설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박선호 1차관은 전날 KBS에 출연해 "현재 김포와 파주에 대한 시장 분위기를 탐문 중"이라며 "집값이 계속 불안하면 다음 달이라도 요건이 충족되는 대로 규제지역으로 묶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김포·파주 등 지역은 '6·17 대책'에서 규제지역 지정을 피해갔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김포 아파트값은 1.88% 오르면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주도 0.27% 오르면서 전주(0.01%)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이들 지역은 6·17 대책 발표 당시에도 풍선효과 우려가 제기됐었다. 다만 박 차관은 "규제지역 지정은 재산권에 영향 주는 것이라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주택법상 요건을 충족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정대상지역은 3개월 동안 집값 상승률이 해당 지역의 물가상승률의 1.3배를 넘어서는 공통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와 함께 청약경쟁률이나 분양권 전매거래량, 주택보급률 등이 일정 요건이 하나 이상 충족해야 한다.
경기도의 경우 3개월간 물가상승률이 -0.87%였다. 최근 3개월간 집값이 하락하지 않은 지역이라면, 일단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은 충족한 셈이다. 국토부는 6·17 대책을 준비할 당시 김포와 파주가 규제지역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안성시, 양주시, 의정부시는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안성과 양주는 최근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수도권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주택 시장이 침체했으나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안성시는 공문에서 "이 지역은 주택법에 정한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위한 정량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수도권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획일적으로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됐다"고 주장했다. 안성의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은 0.09%로 규제를 피한 김포(0.11%)보다 낮았다.
이들 지역에서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일부 청약 당첨자들이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는 등 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놓이자 강도 높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6·17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값 상승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6·17 대책 발표 후 첫 주간 조사에서 0.28% 올라 전주(0.18%)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사실상 수도권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투자자들이 다시 서울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노원구·관악구 등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많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양지영 양지영R&C 연구소장은 "정부가 한번에 종합적으로 크게 보고 대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두더지잡기 식으로 단기적 집값 잡기에만 몰입하다보니 잠깐 시장이 잠잠해지다가 다시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같은 시장의 내성이 생긴 데는 정부가 정책에 신뢰를 주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규제지역을 추가 지정하면 투자세력을 막으니까 집값 상승세가 멈출 가능성은 있는데, 이미 몇 달간 오른 뒤에 묶는 건 뒷북 행정"이라면서 "규제지역을 전국으로 묶는다고 해도 가격 상승이 높은 지역 쪽으로 효과가 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강화보다는, 수요가 있는 곳에 확실한 공급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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