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악화로 호재 외면·악재 과도 반영…주가는 결국 기업가치 따라가"
"반도체 가격 상승하고 장기 계약 체결되면 회복…전고점 돌파할 것"
"돌이켜보면 삼성전자 38만 원, SK하이닉스 300만 원은 마치 한여름밤의 꿈이었던 것 같다. 그때가 정점이고 이제 하락할 일만 남은 것인가."
다양한 호재가 쏟아지는데도 반도체주는 무력하기만 하다. 투자자들은 절망감에 빠진 형국이다. 아무리 이익을 많이 내도 주가는 회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토로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투자심리 악화 탓일 뿐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는 결국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6일 전일 대비 6.30% 떨어진 23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149만5000원)는 10.37% 급락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러 호재가 나왔는데도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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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
샌디스크는 5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4분기(4~6월) 89억7000만 달러 매출 실적을 발표했다. 전기 대비 51% 급증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84억8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39.25달러로 시장 전망치(34.96달러)를 상회했다. 샌디스크는 매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를 한 회계연도로 삼는다. 웨스턴 디지털도 마찬가지.
EPS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유통주식 수로 나눈 수치다. EPS에서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걸 조정 EPS라 한다.
웨스턴 디지털은 매출 37억5000만 달러, 조정 EPS 3.56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시장 전망치(매출 36억9000만 달러 및 조정 EPS 3.30달러)를 뛰어넘었다.
샌디스크와 웨스턴 디지털은 모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를 만드는 곳이다. 두 회사가 호실적을 내는 건 빅테크의 AI 투자가 활발하다는 뜻이다. AI 데이터센터가 많이 만들어질수록 반도체 수요도 증가한다.
또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로이터에 주주 환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보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현지시간) 2분기 중 AI에 160억 달러를 투자했음을 밝히면서 "반도체 생산량이 연간 약 20% 늘어나는 데 비해 수요는 연 20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투자자 이 모(40·남) 씨는 "구글이 AI 투자를 늘린다 해도 폭락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AI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증명해도 '반짝 상승' 후 다시 지지부진한 걸 보면 이제 반도체는 희망이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개인투자자 박 모(28·남) 씨도 "삼성전자 38만 원·SK하이닉스 300만 원은 미래 이익까지 선반영된 가격이라 해도 지금은 그때보다 40% 이상 내려온 수준"이라며 "이 가격에서 호재가 나와도 오르지 못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익과 주가가 따로 놀기 시작한 것 같다"며 "이러면 실적이 잘 나와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절망하는 개인투자자들과 달리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상승을 믿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다보니 단기 변동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산업현장에서는 AI 투자가 활발하고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하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계속 막대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독립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투자심리 악화로 호재는 외면하고 악재엔 민감한 장세"라면서 "하지만 이런 흐름이 오래가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반도체 주가는 이미 정점을 지났다. 호실적을 내도 주가는 계속 하락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지만 강 대표는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채 연구원은 "AI 산업혁명 시대는 과거와 다르다"며 "휴대폰, 개인용컴퓨터(PC) 등 소비자 수요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장기적인 이익이 보장되므로 더 이상 반도체를 사이클 산업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확고한 실적으로 반도체가 사이클 산업이 아님을 증명하면 주가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대표는 "3분기 디램 가격이 15% 이상 뛰고 HBM 가격도 상승하면 반도체 주가가 본격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PC용 디램 가격이 15~20%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객사와 장기 계약을 완료해 수 년 간 안정적인 공급 물량을 확보하면 시장의 우려가 가라앉고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며 "전고점 돌파도 가능하다"고 했다.
KPI뉴스 / 안재성·이수민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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