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4단체, ILO협약 정부안에 "노조 지나친 힘 쏠림 우려"

이민재 / 2020-06-10 15:05:45
노동조합법 등 개정안, 해고자 노조 가입 허용 등은 "노사관계 기본 틀 흔들 것"

경영계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이 반영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정부에 제출했다. ILO 협약 비준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나 정부안대로 입법될 경우 노조 측에 지나치게 힘이 쏠릴 수 있어 우려된다는 것이다.

정부입법안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 이외의 해고자, 실업자 등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과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 삭제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 모습 [뉴시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정부가 지난달 28일 ILO 핵심협약 제87호·제98호 비준과 관련해 입법예고한 정부입법안에 대해 의견을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정부입법안의 '비종사조합원 노조가입 허용'으로 비종사자의 노조가입을 인정하는 체제로 바뀌면 우리 노사관계의 기본 틀이 전반적으로 뒤흔들리게 된다"며 "정당하게 해고된 자, 퇴직자, 실업자, 사회적 활동가 등의 노조가입이 가능해지고 이들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무리한 이슈를 제기할 토대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을 삭제하고 이들이 사용자 또는 노조에게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실질적인 노조전임자에게도 사용자가 급여지급을 할 여지를 제공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근로시간면제자가 아닌 조합원의 활동을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한 유급으로 인정할 수 있는 여지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입법안대로 입법될 경우 노조의 단결권만을 강화하고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조합원의 노조활동도 확대돼, 현재도 기울어진 노조 측으로의 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도 노조의 물리적 행사에 대한 사용자의 대응권이 미약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일방적 규제 등에 따라  경쟁국·선진국에 비해 노조 측에 실질적 힘이 크게 기울어진 지형"이라며 "정부입법안은 노사관계 불균형을 더욱 심화해, 산업현장의 노사갈등을 증폭하고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ILO 핵심협약 비준에 따른 해고자·실업자 등의 노조가입 허용 필요성은 인정되나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선진형 노사관계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경영계 핵심 요구사항과 함께 종합적·일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심각한 경제위기와 한-EU FTA 패널 활동 중단 상황을 고려할 때 노동계 편향의 ILO 핵심협약 비준을 정부가 강행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며 "우리 노사관계의 기본 틀이 바뀔 만큼 중대한 국가적 사안인 만큼 정부는 개정안 추진을 중단하고 경영계의 입장도 최대한 수용하는 등 국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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