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지분 확대 방침…우군 '델타'는 경영 악화, 조 회장 계속 지원할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오는 24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자축할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는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등 직면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달 중 현금을 모두 소진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은 총 1조6000억 원에 달했으나 코로나19 악재로 매출은 급감하고 고정비만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리스비 등 한 달에 나가는 고정비용은 4000억∼5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24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 매출의 94%에 달하는 국제선 운항은 대부분 중단 상태다.
여기에 지난달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6228억 원도 이달 내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허리띠를 잔뜩 졸라매는 중이다. 인건비를 줄이려 지난 16일부터 전체 인력의 70% 이상을 대상으로 직원 휴업을 실시했다. 휴업은 오는 10월 15일까지 6개월간 지속한다.
대한항공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전사적 대응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4월부터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반납키로 했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송현동 부지 등 호텔·레저 분야 유휴자산 매각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에 대해 매각 주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것을 제외하면 매각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경영난이 심해지자 조 회장은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직접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경우 90% 이상의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단일 기업이나 산업군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회사의 자구 노력을 넘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이번 주 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항공업계 지원방안 기간산업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져 조 회장의 '어필'이 얼마나 반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 와중에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3자 연합' 측이 임시주총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KCGI 19.36%, 조현아 전 부사장 6.49%, 반도건설 16.90%로, 총 42.75%. 조 회장 측 우호 지분(41.30%)을 앞선다.
3자 연합의 한 축인 KCGI 측은 "추세를 지켜봐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분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측이 경영권을 지키려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상황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14.9%의 지분을 보유한 델타항공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악화에 직면해있어 조 회장을 지원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사태에 경영권 분쟁까지 조 회장이 '이중고'를 겪고 있어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 회장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경영권 방어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면서 "성공적으로 방어하면 실적이 되겠지만, 우리 정부가 항공업계에 미국이나 유럽처럼 전폭적인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나선 상황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무난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3자 연합'의 요구로 임시주총이 열리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경영성과를 문제 삼을 수 있어서 큰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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