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 청구권·전월세 상한제 도입 가능성
'코로나19'가 변수…"점진적으로 규제 강화" 4·15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기 신도시, 분양가 상한제 등 기존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뿐 아니라 전월세 상한제, 주택 임대차 계약갱신 청구권 등 참여정부의 주택정책 추진이 한층 더 힘을 얻게 됐다.
다만 변수는 '코로나19'다. 부동산 시장도 경기 침체 국면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지금의 규제 강화 기조를 확대하기보다는 일부 계획을 수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반적으로 '안정화' 기조를 유지하되, 상황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이달 말 열릴 임시국회에서 12·16대책으로 발표한 다주택자 종부세 강화 방안 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강화된 개정안에 맞춰 올해부터 보유세가 부과되려면 보유세 과세일인 6월 1일 이전에 입법을 마쳐야 한다.
여당, 선거 유세서 1주택자 종부세 완화 약속
개정안은 시가 9억 원 이상 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0.1~0.3%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 대해선 0.2~0.8%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세 부담 상한도 기존 200%에서 300%로 확대된다.
다만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는 인상될지 미지수다. '알짜 부동산'이 밀집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성남, 분당 등에 출마한 여당 후보들은 1주택자의 종부세 완화 방안을 공공연하게 언급해 왔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강남구 선거 유세에서 "1가구 1주택 장기보유 실거주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가주택이라고 하더라도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완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외 다른 조치들은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1주택자 종부세 완화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론이 아니고 개인적인 얘기를 유세 과정에서 한 것"이라면서 "유야무야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종부세는 내년에 부과돼 봐야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완화하지 않고 다음 대선 때 공약으로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 사업이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창릉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민심이 요동친 고양정에서 민주당 이용후 후보가 미래통합당 김현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김 후보는 '3기 신도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며 지역구 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저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남양주 왕숙신도시가 속한 남양주병에서도 여당이 승리했다.
야당에서 폐지를 주장했던 분양가 상한제도 예정대로 추진된다. 본래 4월 말까지로 계획됐던 유예기간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7월 말로 미뤄진 상황이다. 정부는 이변이 있지 않는 이상 7월 말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 청구권 도입 탄력
아울러 전월세 상한제, 주택 임대차 계약갱신 청구권 도입 등 정책에도 탄력이 붙을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그동안 '주거복지와 실수요자 보호'를 명목으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해왔는데, 본격적으로 입법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들 제도는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계약갱신 청구권은 세입자가 2년 임차기간이 끝난 뒤 기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여당은 앞서 '2년+2년' 안과 '3년+3년' 안을 발의한 바 있다. 전월세 상한제는 전월세 갱신 계약의 임대료 인상률을 연 5%로 제한하는 것으로, 세입자의 안정적 주거생활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계약갱신 청구권과 함께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주택채권입찰제 논의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제도는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의 차이가 30% 이상 발생할 경우, 수분양자에게 채권을 매입하도록 해 시세차익 일부를 국고로 환수하는 제도다. 최근 '로또 아파트' 열풍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다.
"경기침체 상황 고려하되, 규제 강화 유지"
최황수 교수는 "총선 결과가 압승으로 나왔으니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이라면서 "계약갱신 청구권뿐 아니라 전월세 상한제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도적 변화가 없으면 매물이 나오기 어려운 만큼, 거래세와 양도세에 대한 부분도 어느 정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교수는 "대선 때 공약했던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 청구권제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제가 어려워지지 않고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면 주택채권입찰제 까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이 이상으로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는 건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전반적으로 경제를 풀되 부동산은 묶는 식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코로나19로 경기 침체 국면인 만큼 더 강력한 규제 정책은 당분간 나오진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전세 불안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 계약갱신 청구권이나 전월세 상한제 등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권 주요 인사들이 총선 기간 언급한 1주택자 종부세 부담 완화, 종부세 과세 기준 상향(9억→12억) 등이 실제로 현실화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청약 가점이 낮은 20~30대 신혼부부를 위한 제도 개편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계약갱신권, 임대료 상한제 등은 여당보다 정의당이 주요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이번 총선 결과로 속도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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