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닫힌 세계의 문, 한국문학이 연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 2020-04-07 20:08:15
김혜순 시집 '한 잔의 붉은 거울' 미국 '최우수 번역도서상' 후보
김영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독일 '4월의 추리소설' 1위 선정
손원평 소설 '아몬드'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수상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는 가운데 한국문학은 해외에서 새롭게 주목받아 세계 독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는 양상이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김혜순 시집 '한 잔의 붉은 거울'은 미국에서 최우수 번역도서상 후보에 올랐고, 김영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독일 언론이 선정한 '4월의 베스트 추리소설'에 선정됐으며, 손원평 소설 '아몬드'는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사인)의 지원을 받아 출간된 해외 단행본들이다.

 

▲김혜순 시집 '한 잔의 붉은 거울' 영역본 'A Drink of Red Mirror'.

 

김혜순 시집 '한 잔의 붉은 거울'(영역본 'A Drink of Red Mirror', 액션북스Action Books, 2019)이 미국 '최우수 번역도서상(Best Translated Book Award)' 후보에 올랐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이 운영하는 번역문학 전문 웹사이트 '쓰리 퍼센트(Three Percent)'는 2007년 동 문학상을 제정한 이래 2011년부터 아마존 출판사의 후원을 받아 매해 최고의 소설 1종, 시집 1종을 가려왔다. 전년도에 미국에서 출간된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김혜순 시인의 작품은 지금까지 최돈미의 번역으로 미국에 소개돼왔으나, '한 잔의 붉은 거울'의 영어 번역은 애리조나 주립대 한국문학 교수인 신지원과 제자인 로렌 알빈(Lauren Albin), 배수현의 3자 공동 번역이다. 공동번역 작업은 한국문학번역원이 지난 2015년 애리조나 주립대에 '한국문학 번역실습 워크숍' 강좌를 개설하면서 본격화됐다. '최우수 번역도서상' 수상작은 5월 27일 발표될 예정이며, 수상 작가와 번역가에게는 각각 상금 5000달러를 수여한다.

▲김영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독역본 'Aufzeichnungen eines Serienmörders'.


김영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독역본 'Aufzeichnungen eines Serienmörders', 카스Cass, 2020)은 독일에서 '4월 베스트 추리소설 리스트(Krimibestenliste)' 1위에 선정됐다. 이는 독일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추천 리스트로, 2015년에 주간지 차이트(Zeit)에서 단독 발표한 이래, 2017년부터는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과 시사 라디오 채널 도이칠란트풍크 쿨투어(Deutschlandfunk Kultur)가 공동으로 발표하고 있다. 선정위원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평론가 및 추리 소설 전문가 19명으로 구성되며, 선정위원들이 매달 선정한 4종의 우수 추리 소설을 합산하여 최다 득표순으로 리스트를 정한다. 한국 작품이 이 리스트에 포함된 것은 2015년 정유정의 '7년의 밤'(독역본 'Sieben Jahre Nacht')이 8위 작품으로 선정된 이래 두 번째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스위스의 유력 일간지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Neue Zürcher Zeitung)으로부터 "기괴함과 익살스러움, 피투성이와 도덕성, 교활함과 서투름, 부조리와 심오함이 뒤섞인 순수문학으로 김영하 자신의 문학적 재능에 불을 붙인 불꽃같은 작품"으로 소개된 이래, 현지 언론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손원평 소설 '아몬드' 일역본 'アーモンド'.

 


손원평 소설 '아몬드'(일역본 'アーモンド', 쇼덴샤祥伝社, 2019)가 일본 '2020년 서점대상(2020年本屋大賞)' 번역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일본 서점대상은 책과 독자 사이를 가장 가까이서 연결하는 서점 직원들이 2004년 설립한 상으로, 서점 직원들의 추천과 투표를 통해 과거 1년간 간행된 작품 가운데 서점대상(일본소설), 발굴 부문(장르 불문), 번역소설 부문, 논픽션 부문 등 4개 부문 수상작을 결정한다. 번역소설 부문에 한국문학이 후보로 올라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권 작품으로도 처음이다. 번역은 '눈먼 자들의 국가'를 번역한 야지마 아키코(矢島暁子)가 맡았다.

 

이번 번역대상 선정에서 '아몬드'는 '아시아를 넘은 세계문학의 명작', '모든 세대에게 사랑받을 작품'이라는 격찬을 받았다. 일본 서점대상은 '전국 서점 직원이 고른 제일! 팔고 싶은 책'이라는 캐치 프레이즈에 걸맞게 이제는 나오키상, 아쿠타가와상 같은 유명 문학상 수상 만큼이나 일본 독자들의 작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상으로 알려져 있다.

KPI뉴스 / 조용호 문학전문 기자 jh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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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조용호 / 문화부 문학전문기자

소설가, 문학전문기자. 일간지에서 30년 가까이 주로 문학전문기자로 일함. 1998년 '세계의문학'에 단편소설 발표. 소설집 '떠다니네' '왈릴리 고양이나무'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장편 '사자가 푸른 눈을 뜨는 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여기가 끝이라면' '시인에게 길을 묻다' '노래,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등. 한무숙문학상, 통영 김용익문학상, 무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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