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사 "통렬하게 반성하고 사과드린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 2020-02-04 15:47:32
"고민 끝에 올해 이상문학상 발표 안한다"
저작권 상세조항은 작가들과 협의 수정보완
작가와 문인단체 거센 항의에 자세 낮춰

문학사상사가 연초부터 불거진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파문에 대한 공식 입장을 4일 내놓았다. 문학사상사는 임지현 대표이사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사태로 상처와 실망을 드린 모든 분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면서 "오랜 고민 끝에 올해 이상문학상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 문학사상사는 "오랜 고민 끝에 올해 이상문학상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4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표지 일부 [문학사상]


아울러 "이상문학상 수상작의 저작권과 관련한 상세 조항을 시대의 흐름과 문학 독자의 염원, 또한 작가의 뜻을 존중하여 최대한 수정·보완하도록 하겠다"면서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에 관한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하고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후부터는 해제하겠다"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상황에 대한 엄중함과 사태 파악 그리고 작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해명이 부족했다"면서 "관행으로 이루어져오던, 그리고 기준 없이 행해져오던 일들을 직원의 책임으로 전가한 것에 대해 깊은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문학사상사는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임을 통감한다"면서 "매달 시의적인 주제를 담는 잡지를 발간하면서도 시대정신과 시대가 요구하는 감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문학상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근 50년의 역사 안에서 새로움보다 익숙함과 가까이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 "통렬한 반성을 통해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독자와 작가가 원하는 문학사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자세를 낮추었다.

 

문학사상사의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지난해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소설가 윤이형의 절필 선언에 이어 권여선, 이기호, 최은영, 조해진, 김금희 등 많은 작가들이 문학사상사 거부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급기야 한국작가회의 성명서까지 나오는 과정에서 사태의 엄중함을 뒤늦게 간파한 결과로 보인다.   

KPI뉴스 / 조용호 문학전문 기자 jh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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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조용호 / 문화부 문학전문기자

소설가, 문학전문기자. 일간지에서 30년 가까이 주로 문학전문기자로 일함. 1998년 '세계의문학'에 단편소설 발표. 소설집 '떠다니네' '왈릴리 고양이나무'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장편 '사자가 푸른 눈을 뜨는 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여기가 끝이라면' '시인에게 길을 묻다' '노래,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등. 한무숙문학상, 통영 김용익문학상, 무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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