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 아침, 상생의 노둣돌을 놓아보자"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 2019-12-31 18:34:57

어린 소녀는 난간을 붙잡고 자신이 태어나기도 훨씬 전 막혀버린 다리를 굽어보고 있다.
남으로 내려와서 '자유의 다리', 북으로 건너가 '돌아오지 않는 다리', 임진강변 마을 이름 붙여 '독개다리'.

남북이 열리는 그날이 오면, 우리는 어느 이름으로 저 다리를 다시 부를까.
건너지 못할 다리를 내려다보는 소녀의 낙망이 옆에서 지긋이 응시하는 오빠보다 더 큰 듯하다.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저 다리가 한반도 남과 북을 이어주는 다리로 다시 태어날 그 날을
간절히 고대하는 아침, 21세기 들어 세 번째 새로운 10년을 여는 경자년(庚子年) 새 아침이다.

오누이 뒤편에서 떠오르는 저 해처럼, 환한 희망의 촛불을 새로 밝히자.
이제 저 어린 것들 앞날에 걸림돌일랑 걷어 치우고, 상생의 노둣돌을 놓아보자.

글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사진 임진각=문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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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문학전문기자

조용호 / 문화부 문학전문기자

소설가, 문학전문기자. 일간지에서 30년 가까이 주로 문학전문기자로 일함. 1998년 '세계의문학'에 단편소설 발표. 소설집 '떠다니네' '왈릴리 고양이나무'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장편 '사자가 푸른 눈을 뜨는 밤'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산문집 '꽃에게 길을 묻다'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여기가 끝이라면' '시인에게 길을 묻다' '노래,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등. 한무숙문학상, 통영 김용익문학상, 무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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