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축제 홍보 보도자료 잇따라 배포
인근 지자체 축제 연기·연기 검토 '대조'
강진 농가도 예방접종 사투…"자성해야"
전남 강진군이 이웃 지자체인 전남 영암과 무안의 구제역 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2회 강진백련사 동백축제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 ▲ 전남 강진군이 지난 15일 오전 9시41분쯤 '동백 숲 추억' 이란 제목으로 보낸 보도요망 포토뉴스 사진 [강진군 제공] |
전남 강진군은 지난 15일 오전 9시 41분쯤 제2회 강진백련사동백축제 '물 위의 동백과 관광객 풍경' 등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내용을 보면 '동백 숲 추억'이라는 사진 9장과 함께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 백련사 일원에서 제2회 강진백련사 동백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된 동백나무숲을 거닐며 추억을 쌓고 있다"는 사진 설명 내용이 담겨 있었다.
20여 분 뒤 보낸 '물 위의 동백'이란 제목의 두 번째 보도자료 사진 4장은 "물 위로 떨어진 동백이 겸손한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강진군은 오후 2시 11분쯤 또다시 '관광객 풍경'이란 제목으로 세 번째 보도자료를 보낸 뒤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고 적었다.
보도자료를 보낸 당일 오전에는 구제역이 영암에서 무안 일로까지 확산된 구제역 위기경보 '심각 단계' 사흘째 상황이었다.
전날인 지난 14일은 이웃 지자체인 영암에서 구제역이 1차 발생농장 반경 3km까지 감염이 확산돼, 김영록 전남지사도 실국장 긴급대책회의와 현장을 방문한 뒤 주말과 휴일을 긴장 속에 보냈다.
전남도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농축산식품국장이 직접 나서 지난 14일부터 매일 언론 브리핑을 할 정도다.
당시 강진군도 구제역 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돼, 농가들은 축협 등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예방접종 시기를 앞당기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전남을 방문해 구제역 방역관리 상황 점검을 앞두는 상황에도 강진군은 행사를 마친 뒤 또다시 "축제가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동백축제에 장흥, 해남, 완도, 영암 등 전국서 1만2000여 명이 방문해 봄맞이를 즐겼다"고 홍보했다.
| ▲ 전남 강진군이 지난 17일 언론사에 배포한 '봄 한파 뚫고 전국 관광객 1만2000여명 북적' 보도자료 사진 [강진군 제공] |
강진원 강진군수도 거들었다.
강 군수는 "매력적인 축제가 지역경제에 엄청난 긍정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며 "내년에는 이번 축제 성공을 바탕으로 전국 관광객을 더 많이 불러 모으겠다"고 말했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축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살펴야 할 단체장이 축제 성공을 우선시 한 것이다.
보도자료를 수백 개 언론사에 보낸 강진군 홍보팀장도 "포토뉴스 몇 건 가지고"라며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강진군 홍보팀장 A 씨는 "강진 입장에서는 이동 축산 차량 같은 경우 통제를 잘하고 있다"며 "영암 구제역 확산은 축산과와 공유로 알고 있었지만, 상황의 심각성에 따라 축제를 취소시킨 게 아니기 때문에 사진을 다뤄주는 언론사가 있어 관광객이 많이 올 수 있으니 평상시와 같이 현장감 있게 보낸 것이다"고 성공적 축제가 우선인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구제역 확산 상황에서 축제 홍보를 위해 여러차례 보도자료를 배포한 게 적절했다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A씨는 "적절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검토를 신중히 해야 하지 않았나"며 마지못해 인정하는 듯 뒷말을 흐렸다.
반면 강진군 행태에 안팎에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남의 한 의원은 "강진군은 거주인구보다 사육두수가 더 많은 지자체다. 지역 활성화와 지자체 경쟁 속에서 축제를 추진해야 했겠지만, 이웃 지자체의 구제역 발생 상황에서 언론에 보도자료를 뿌리고 홍보하는 행위는 상황과 현실에 맞지 않는 공감을 하지 못한 처사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은 "구제역이 창궐한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지역 이익만 챙긴 후안무치의 처사다. 구제역을 방어하고 예방 활동에 최선을 다하지는 못할망정 꽃 축제를 홍보한 무지의 소치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구제역 확산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농가들이 강진군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한 축산농가는 "이런 소식을 들으면 한숨이 난다. 축제는 연기하는 게 맞다"며 "구제역 여파로 하루하루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산농가만 구제역에 대해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고개를 저었다.
영암군은 오는 29일 개최 예정이던 '영암왕인문화축제'를 5월 3일로 연기했다.
무안군도 안전한 축제 즐기기를 위해 오는 28~29일 개최할 '2025 운남에서 돈·세·고 놀자 축제'를 다음 달 19~20일로 연기했다.
해남군과 진도군도 각각 '달마고도 힐링 축제'와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구제역 확산세가 진정되고 안정화된 시기에 축제를 열겠다는 취지다.
"오는 28일 전라병영성 축제로 초대합니다"란 휴대전화와 행정전화 안내멘트를 통해 구제역 시기에 아랑곳 않고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강진군과는 대조적이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