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노란봉투법 통과되면 산업현장 무법천지"…입법 중단 촉구

황현욱 / 2023-11-08 20:20:14
더불어민주당, 9일 본회의서 '노란봉투법' 통과 강행 예고
경제6단체 "노란봉투법 통과시 1년 내내 노사분규로 혼란 겪을 것"

경제6단체(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8일 국회 소통관에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 중단을 촉구하는 경제6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에 관한 법률안으로 일명 '노란봉투법'이라고 불린다. 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고, 쟁의행위 탄압 목적의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경제계는 개정안이 노사관계와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9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상태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경제6단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제6단체는 "그동안 경제계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지고 더 이상 우리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음을 수차례 호소했지만 야당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상황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계는 개정안이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고 정의한 것을 지적했다.

경제6단체는 "국내 제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종별로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한다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는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원청기업은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로 인해 국내 중소 협력업체가 도산하면서 국내 산업 공동화 현상이 현실화되고 결국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백 개의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경우 원청 사업주는 교섭 의무가 있는지 판단할 수 없어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의 범위를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에서 '근로조건'을 둘러싼 주장의 불일치에 따라 발생한 분쟁으로 확대하고, 법원이 단체교섭·쟁의행위 등 노조 활동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경우 손해를 입힌 기여도에 따라 책임 범위를 개별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경제계는 이 조항이 사실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다고 보고 있다.

경제6단체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부당해고, 해고자 복직과 같이 사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물론 기업의 투자 결정, 사업장 이전 등 사용자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라면서 "개정안은 노조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사실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해 산업현장은 1년 내내 노사 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국회가 노동조합법 개정안의 입법 추진을 중단해야 최소한 이 나라의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개정안의 입법 추진 중단을 강력히 요청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노동조합법 개정안, 소위 노란봉투법은 산업 현장에 막대한 혼란 야기 등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 모두 발언에서 "국회에서 더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노조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처리를 철회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면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은 여전히 엄중한 상황에서 9일 야당 단독으로 노란봉투법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법 개정안은 헌법·민법 위배 소지가 클 뿐 아니라 그간 애써 쌓아온 우리 노사 관계의 기본 틀을 후퇴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통해 개정안 입법을 저지할 계획이지만 민주당은 종결 동의 표결을 통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킬 계획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179명)의 찬성으로 종료시킬 수 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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