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구현한 '특별 시화전' 경남 거창서 30일까지 전시
"그날의 총성은 아지랑이를 불러 모았지만 끝내 집으로 가는 길은 열리지 않았다"
1948년 여수·순천 10.19 사건 아픔을 표현한 '시'가 인공지능 쳇 GPT를 통해 이미지로 되살아나면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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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남도 여순사건지원단이 쳇 GPT를 활용한 AI 시화 작품 [여수사건지원단 제공] |
과거 아픔을 지닌 가족사를 간접 경험하면서 여순사건의 진실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엿볼 수 있다.
전남도 여순사건지원단은 지난해 입상한 '제1회 평화문학상' 가운데 시각화 가치가 높은 '시' 12편을 선정해 AI를 활용했다고 18일 밝혔다.
작가는 시를, 시 속에 담긴 메시지는 인공지능의 이미지 생성 기술과 접목해, 한 편 한 편 시각예술로 구현한 것이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첫 사례이자 적극 행정이 빚어낸 결과다.
전시회는 여순사건 당시 불렀던 노래 '봉선화'부터, 독일 칼 마이더스 기자가 알린 참상, 재심의 결정 통지서를 받은 아버지를 회상하는 장면까지 과거의 아픔을 12편에 고스란히 담았다.
그림은 시의 감정을 따라 흐르고, 시는 여전히 말하지 못한 기억을 꾹꾹 눌러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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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남도 여순사건지원단이 GPT를 활용한 AI 시화 작품 [여수사건지원단 제공] |
이번 전시는 국가 폭력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여순사건지원단의 공감대가 첫 출발이었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평화문학상 홍보와 여수와 순천에서 벌어진 사건을 MZ세대도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시각화와 전국화를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부족한 예산은 늘 걸림돌이었다.
디지털 기술을 빌려 과거와 현재를 잇고, 아픔을 공감으로 바꾸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회를 열겠다는 생각의 전환은 이슈 몰이를 하고 있는 'AI 활용'에 접근하게 됐다.
작품 개개인의 차별화된 메시지와 이에 걸 맞는 최고의 이미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AI 활용만 각 작품마다 최소 50차례에 이를 정도였다.
모두 12개 수상작이니 시각화만 600차례에 걸쳐 현재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여순사건지원단은 생성된 이미지로 의견을 교환하며 머리를 맞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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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남도 여순사건지원단이 쳇 GPT를 활용한 AI 시화 작품 '형제묘의 기억' [여수사건지원단 제공] |
전 성균관대 교수이자 문학작가인 진순애 평화문학상 부위원장의 자문도 빼놓지 않았다.
진순애 부위원장은 "작품 '형제묘의 기억' 같은 경우 제목만 보면 형제가 함께 희생된 것처럼 보이지만, 100명이 넘는 희생자가 저승에서나마 형제처럼 지내자란 의미다. 이런 내용을 덧붙여 시화전을 하면 관객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란 자문 등을 했다"며 "살아남은 유족들은 여·순사건이 한 평생 트라우마가 될 수 밖에 없는 비극이다. 가족의 슬픔에 사진이 덧붙여진 만큼 AI와 접목한 시화전은 창의적 아이디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진출 여순단 기획운영팀장은 "작품마다 시를 해석하고 작가의 메시지를 적어 놓은 메모가 있는데, 시대가 바뀌어도 말해야 할 진실은 남는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관람객에게 전달해야 효과적인지 자문을 받았고, 최고의 이미지화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첫 전시회 개최지 결정도 심도있는 논의를 거쳤다.
군인에 의해 719명이 학살된 경남 거창양민학살사건도 여순사건과 같이 국가 폭력의 아픔을 지니고 있고, 영호남과 동서화합이라는 지리적 특성이 지원단 마음을 울렸다.
목표는 이제 전국 순회 공연을 통한 '여순사건 잊지 않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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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길용 전남도 여순사건지원단장과 직원들이 AI 시화전과 첫 개최지를 정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순사건지원단 제공] |
이길용 여순사건지원단장은 "이번 시화전은 문학과 AI 기술이 만난 새로운 형식의 전시로, 여순사건의 역사성과 평화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며 "전국 순회 전시를 통해 여순사건이 더 널리 알려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전시는 AI의 눈으로 본 과거지만, 관객의 가슴으로 느끼는 현재의 이야기다"며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마주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마음 깊이 되새기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여수·순천 10·19사건을 문학과 AI 기술로 재해석한 시화전 'AI가 그린 시, 기억을 잇다'는 오는 30일까지 경남 거창사건추모공원 역사관에서 개최된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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