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접수 6298명 중 12.7%만 피해 인정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검찰 재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가습기살균제 피해 중증 환자가 노숙투쟁을 시작했다.
4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변영웅씨는 이날 세종시 환경부 정문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인정 촉구 항의행동'을 시작했다. 변씨는 이달 30일까지 24시간 노숙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변씨는 가습기를 살균해서 사용하면 좋다는 광고와 정부의 각종 인증 등을 보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RB(레킷벤키져)코리아'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사용했고 낮은 빈도로 'SK가습기메이트'도 사용했다.
변씨는 2010년 갑작스럽게 허리가 끊어지는 고통을 느껴 병원에 갔고, 2011년 '다발골수종 혈액암'이라는 희귀질환 진단을 받았다. 변씨의 둘째 아이는 여전히 만성비염에 시달리고 있다.
변씨는 "8년 동안 2번의 골수이식을 받고 완치할 수 없는 고통 속에 가족의 생계도 꾸리지 못하고 있다"며 "가습기살균제 외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질환"이라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2019년 2월 22일까지 정부에 신고·접수된 피해자는 6298명이고 이중 사망자는 1386명에 달한다.
이중 정부가 공식으로 인정하는 피해인정자는 798명으로 피해신고자의 12.7%에 불과하다. 기업기금에 의한 특별구제로 인정된 사례도 2010명으로 피해신고자의 29.8% 수준이다.
변씨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한) 무수한 연구와 인과관계들이 많은 보도와 보고서에서 나왔음에도 정부는 일부 질병만 부각하며 혈액질환은 물론 전신노출에 의한 많은 질병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다양한 증상의 폐질환, 폐렴, 기관지 확장증, 독성간염, 여러 부위의 암 등 전신 질환을 호소하며 병마와 싸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 8년 동안 환경부는 폐손상, 태아피해, 천식 등 3가지만 인정질환으로 규정해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발표했고, 2018년 8월 정부세종청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또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억울함 풀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또 1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자 인정은 10% 밖에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지난달 27일 'SK가습기메이트' 판매사인 고광현 애경산업 전 대표와 양모 애경산업 전 전무를 각각 증거인멸 교사,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하는 등 가습기살균제 사건 재조사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