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생보사 역마진 '악몽' 되풀이되나

하유진 기자 / 2024-10-14 17:41:49
생보사들, 작년 고금리 저축성보험 대거 판매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생명보험사들이 역마진 '악몽'을 다시 겪을 위험에 처했다.

 

▲ 보험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생보사들이 저축보험료를 운용해 얻는 운용자산이익률이 보험계약자들에게 제공하는 금리인 예정·공시이율에 미치지 못해 손해를 보는 현상을 역마진이라 한다.
 

생보사들은 과거 1990년대에 예정·공시이율이 연 7~8%대인 상품을, 2000년대엔 연 4~5%대인 상품을 많이 팔았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 시중금리가 연 2~3%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역마진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게다가 생보 상품은 대부분 만기가 20~30년인 장기 상품이다. 과거에 판 상품에 가입한 보험계약자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하는데 운용자산이익률은 뚝 떨어지니 10여 년간 손실이 상당히 컸다.
 

다행히 최근 몇 년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역마진은 상당 부분 해소됐고 생보사들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한은이 최근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리스크가 다시 생겨났다.

 

특히 생보사들이 요 몇 년 고금리 상품을 대거 판 부분이 문제시된다.

 

1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첫번째 납입 보험료)는 총 17조48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7.5% 급증했다. 초회보험료 규모는 해당 기간 동안 보험사가 판매한 신규 상품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기에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한화생명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가 3조8558억 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동양생명 3조5809억 원 교보생명 2조3325억 원 삼성생명 1조7022억 원 푸본현대생명 1조3096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리도 높다.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팔린 저축성보험 가운데 동양생명 상품의 평균 금리는 연 5.95%에 달했다. 푸본현대생명(연 5.90%), 교보생명(연 5.80%), 한화생명(연 5.70%) 등도 고금리 상품을 적극 팔았다.

이는 이미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생보사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2%다.

 

앞으로 금리인하는 거듭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상반기에는 기준금리를 2.50% 근방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가 내려갈수록 생보사들의 역마진 악몽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역마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규 판매보다는 만기 적립금을 일시납 상품으로 재유치해 자산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하유진 기자

하유진 / 경제부 기자

안녕하세요. KPI뉴스 경제부 하유진입니다. 카드, 증권, 한국은행 출입합니다. 제보 및 기사 관련 문의사항은 메일(bbibbi@kpinews.kr)로 연락 바랍니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