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지역구 의원들 총공세, "지역경제 살려야"
최소 10년간 지역경제를 먹여 살릴 120조원 짜리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를 놓고 구미시가 절박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인력 수급 난항 등을 이유로 SK하이닉스는 난색이 역력하다. 정부도 SK하이닉스에 결정을 맡긴다는 식의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18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2019년부터 2028년까지 120조원을 투입하는 대·중소 상생형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조공장 4개를 비롯해 협력업체 50여개가 입주할 전망이다. 1만개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경제적 효과가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입지는 올 상반기 안에 선정될 예정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 용인과 이천, 충북 청주, 충남 천안과 아산, 경북 구미 등의 지역자치단체에서 유치 의사를 표명했다. 초기에는 용인이 유력하게 지목됐지만, 정부가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경기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입김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구미시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구미시청은 시청 홈페이지 첫 화면에 안내창을 띄워 'SK하이닉스 구미 유치 청와대 청원'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자신을 '구미 청년'이라고 소개한 청원자가 올린 이 글에는 1일 오후 5시 기준 3만6300여명이 동의했다.

'수도권 공장 총량제'도 구미를 비롯한 비수도권 지역에 힘을 싣는 명분이다. 이는 제조업의 수도권 과밀을 막기 위해 수도권의 공장 건축 면적을 제한한 제도인데, 최근 정부가 이를 완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균형발전협의회는 지난 1월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수도권 공장 총량제 준수를 촉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발표했다. 지역균형발전협의회는 대구·경북·전남 등 비수도권 14개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구미가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장석춘(구미을) 의원은 이날 공동 건의문을 낭독하면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이끈 구미 경제가 흔들리면 경북은 물론 대구도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구미 유치는 경북뿐만 아니라 대구도 상생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백승주(구미갑) 의원 역시 지난해 12월 29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수도권정비계획을 심의할 수 있도록 한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월1일 한 방송에 출연해 "1%만 가능성이 있어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인력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현직 임직원들도 비수도권 근무가 결정되면 결혼, 자녀 문제 등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SK그룹 및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백승주·장석춘 의원과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측 관계자를 만나 구미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읍소했다고 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구미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요청해 (자사 입장을) 설명하는 절차는 있었지만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SK하이닉스만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정부에서 결정하게 되면 이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오다인 기자 od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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