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집에 불났다"…화재·버닝썬·프로포폴까지 '호텔 흑역사'

남경식 / 2019-03-27 09:10:11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등 특급호텔 화재 3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버닝썬 연관 '르메르디앙', 차가운 반응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연이어 불이 나고 있다. 실제 화재(火災)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로 화제(話題)가 되며 호텔 이미지가 실추되는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호텔 투숙객과 직원 등 300여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이중 6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를 받았다. 사우나실과 목욕용품 등이 타는 등 소방서 추산 8800만 원의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일부 호텔 이용 고객들은 화재 현장 주변 통제로 인해 자기 차량을 가져가지 못해 귀가가 늦춰졌다.

 

A특급호텔 관계자는 "오픈한지도 얼마되지 않은 파라다이스시티 같은 대규모 특급호텔에서 불이 난다는 것은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라며 "안전불감증, 관리소홀, 비용절감차원의 인건비문제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인재(人災)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은 실내형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원더박스'(WONDER BOX) 오픈을 강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24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호텔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호텔 투숙객과 직원 등 300여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지난 21일에는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 2층에 입점한 카지노 헬스장에서 불이 나 50여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불은 14분 만에 꺼졌다.

 

지난 1월 14일에는 충남 천안시 서북구 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불이 나 1명이 사망하고 48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지난 21일 천안 라마다앙코르호텔의 화재 원인을 '전기적 요인에 의한 절연파괴'로 결론짓고 호텔 대표 A 씨, 전현직 전기소방안전관리자, 시설팀장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와 소방시설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B 특급호텔 관계자는 "작은 모텔도 아니고 특급호텔에서 불이 났다는 것은 70년대 대연각 호텔 화재이후 거의 없었다"면서 "최고의 안전과 시설을 자랑하는 특급호텔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1971년 일어난 대연각 호텔 화재 사고는 1974년 청량리 대왕코너(백화점) 화재 사고와 함께 1970년대를 대표하는 대형 재난이었다. 사망자만 163명이었고 다친 사람은 63명이었다. 재산 피해는 당시 소방서 추정으로 약 8억원이 넘었다.

급속한 산업화에 힘입어 고층빌딩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었지만 그에 걸맞는 안전대책과 시설은 태부족인 상황이었다. 대연각 호텔도 지은지 1년 6개월 밖에 안되는 신축건물이었지만 화재시 안전을 보장할 시설과 대책은 극히 미비한 상황이었다.


실제 불이 난 것(화재)은 아니지만,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우려로 속에 불이 난 호텔들도 있다. 호텔신라, 르메르디앙, 레스케이프가 대표적이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성형외과에서 2016년 1~10월 근무했던 간호조무사 A 씨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이부진 사장이 성형외과를 한 달에 최소 두 차례 방문해 장시간 프로포폴을 투약받았다"고 보도했다.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의원을 조사하고 있다. [뉴시스]

A 씨는 "같은 일하던 동료가 '이 사장이 지금 프로포폴을 맞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고,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더 주사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며 "상습 투약 부작용을 우려해 이 사장이 프로포폴을 맞을 때면 원장과 직원들이 번갈아가며 그의 곁을 지켰다"고 말했다.

 

이부진 사장은 입장자료를 통해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보도에서처럼 불법 투약을 한 적은 없다"며 "지난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호텔신라 측은 "사실이 아닌 추측성 보도를 확대 재생산하지 않도록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 23일 H 성형외과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H성형외과가 진료기록부와 마약관리대장 등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압수물 조사를 마치는 대로 H 성형외과 원장과 직원 등을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2011년 3월 주총에서 이부진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한 달도 안 돼 호텔신라의 레스토랑에서 이혜순 한복 디자이너가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출입 거부당한 사건이 일어나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C 호텔 관계자는 "2011년 한복사건은 호텔신라 회사차원의 문제였고, 이번엔 오너, 대표이사 개인의 문제라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미지로 먹고사는 호텔사업에서 호텔신라는 심각한 브랜드훼손은 물론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전원산업은 버닝썬의 지분 역시 2017년 기준 42%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르메르디앙은 클럽 '버닝썬' 사태로 여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초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은 마약 유통과 경찰 유착 등 각종 의혹이 쏟아진 강남 클럽 '버닝썬'이 위치한 장소로만 알려졌으나, 버닝썬과의 연관 관계가 연이어 드러나며 물의를 빚고 있다.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전원산업은 버닝썬의 지분 역시 2017년 기준 42%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성현 버닝썬 공동대표는 르메르디앙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르메르디앙 측은 "이성현 이사가 버닝썬 매출 감시 차원에서 버닝썬 측에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원산업이 버닝썬에 10억 원을 대여해주고, 버닝썬이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과 월 1600만 원에 불과한 헐값 임대차계약을 맺는 등 버닝썬-르메르디앙-전원산업의 특수한 삼각관계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

 

▲ 레스케이프는 지난해 7월 오픈하기 전부터 소방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곤욕을 치뤘다. [신세계조선호텔 제공]

신세계조선호텔의 첫 독자브랜드 호텔인 '레스케이프' 역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레스케이프는 지난해 7월 오픈하기 전부터 소방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곤욕을 치뤘다. 부티크호텔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하다 보니 인테리어상 일부 소화전과 비상구 등 안전시설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스페인산 칵테일잔 77개를 정식 통관 절차를 밟지 않고 국내에 들여온 것이 문제가 돼 관세청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후에는 "4성급 호텔 치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국내에 특급호텔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다가 부티크호텔 시장이 이제 형성되고 있다"며 "특히 레스케이프는 콘셉트가 뚜렷한 호텔이라 아직은 낯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텔이 새로 자리를 잡기까지 특급브랜드는 3년, 독자브랜드는 5년까지도 바라본다"고 말했다.

 

D 호텔 관계자는 "레스케이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신사업이라는 점, 정용진 부회장의 장남 정해찬씨가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을 공부 중이라 향후 신세계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점에서 호텔업계의 관심이 높았다"며 "하지만 기대와 달리 레스케이프가 여러모로 부족하고 저조해 정용진 부회장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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