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개미' 매수세 주춤…日 주식 순매수액 24% 감소

김명주 / 2023-10-04 17:50:07
인기 끌었던 日 주식 투자…지난달 순매수액·보관금액 감소 전환
고금리 장기화에 일본 증시 약세 영향…"미래 전망도 어두워"
엔·달러 환율 심리적 저항선에 근접…日 당국 개입 우려도 커져

역대급 엔저 현상과 일본 증시 활황으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주식 투자가 지난달부터 주춤한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의 고삐를 바짝 죄고, 글로벌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일본 증시도 부진한 영향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일본 주식은 8412만 달러다. 지난 8월 순매수액(1억1040만 달러) 보다 24% 가까이 줄었다. 

 

올해 가장 많이 일본 주식을 사들였던 7월(1억5388만 달러)과 비교하면 45%나 쪼그라들었다. 일본 주식 순매수액이 지난 4월 매수세로 전환한 후 줄곧 증가세를 보여왔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보관금액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말 보관금액은 33만1556달러로 지난 8월 말 34만3649달러 대비 3.5% 줄었다. 월말 기준으로 지난 5월부터 일본 주식 보관금액이 꾸준히 증가해 왔던 것과는 흐름이 바뀌었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검수하는 모습. [뉴시스]

 

최근 일본 증시가 약세로 전환하고 엔저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 열기가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증시는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이로 인한 글로벌 경기 및 증시 부진 여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니케이225지수 3만1857.62로 지난 8월 말 대비(3만2619.34) 2.3% 하락했다. 33년 만에 최고치를 찍어 증시 기대감을 높인 지난 7월 3일(3만3753.33)과 비교하면 3.5%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역시 니케이225지수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전 거래일 대비 2.28% 하락한 3만526.88에 거래를 마쳤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며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엔저 현상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투자 심리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평가받는 150엔에 근접하면서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우려가 커졌다.

지난달 26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엔저 흐름에 대해 "환율 시장에 과도한 변동이 있다면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장 중 한때 150엔을 넘어섰으나 불과 몇 초 만에 147.3엔까지 떨어지면서 일본 당국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시장 개입 여부와 관련해 일본 재무성은 "노코멘트"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150엔 선 돌파로 엔화 약세가 정점에 다다랐다고 보는 인식과 글로벌 증시 부진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짚었다.

일본 증시 미래도 어두워 '일학개미'(일본 주식에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들) 유행 역시 더 가라앉을 전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경제 성장의 연속성 부문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며 "일본 증시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아시아 경기 부진 탓에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일본 경제 회복세가 지연될 것"이라며 "장기금리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투자 및 소비 위축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당분간 일본 증시는 주춤할 것"이라면서도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반사이익을 얻는 국가로 성장 기대치가 크게 꺾이지 않은 채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당국 차원에서 오랫동안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배당에 신경 쓴 점 증시에 긍정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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