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76그루 중 89%, 소메이요시노벚나무…韓왕벚나무는 '0'
벚꽃은 일본을 상징하는 꽃이다. 그렇다고 일본에만 있는 꽃은 아니다. 한국에 자생하는 왕벚꽃도 있다. 그렇다면 전국 방방곡곡 심긴 벚꽃들은 왕벚꽃일까.
그렇지 않다. 거의 모두 일본산이다. 경주의 벚나무도 마찬가지다. 보문호둘레길, 불국사 벚꽃단지, 흥무로벚꽃길, 첨성로, 암곡동벚꽃터널 등 9개소 왕복 약 45km 거리에 심긴 벚나무 대부분 일본 특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일본왕벚나무)'로 밝혀졌다.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회장 신준환)은 올해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추어 경주시 유명 벚꽃길에 심은 벚나무들을 현장조사하고, 그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수년전 여의도 국회 안팎에 심긴 벚나무도 전수 조사해 거의 모두 일본산임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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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단법인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
소메이요시노벚나무는 이번에 조사한 식재 벚나무 5576그루 가운데 4956그루로 88.9%를 차지하였고, 개량종으로 겹꽃이 피는 만첩개벚나무가 496그루(8.9%), 일본 원산 처진올벚나무가 95그루(1.7%), 한국과 일본에 모두 분포하는 벚나무(24그루, 0.4%), 잔털벚나무(4그루, 0.1%)), 올벚나무(1그루) 등의 순이었다.
소메이요시노벚나무에 버금가는 관상 가치를 지닌 우리나라 특산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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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왼쪽사진)와 한국특산 왕벚나무 [왕벚프로젝트2050 제공] |
또 이번 조사에는 천마총 등 신라 왕릉이 여러 개 모여 있는 대릉원 미추왕릉(신라 13대 왕)릉에도 소메이요시노벚나무 20여 그루가 왕릉을 호위하듯 심겨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21일과 22일 이틀간 (사)왕벚프로젝트2050과 경주숲연구소(소장 이현정) 조사원 22명이 참가한 가운데 경주의 대표적 벚꽃 명소인 흥무로벚꽃길 등 9개소에서 진행했다.
신준환 회장은 "이번 조사는 지역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하여 더욱 의미가 있었다"면서 "경주의 유명 벚꽃길 아홉 곳에는 예상대로 토종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없고 대부분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였으며, 다른 벚나무도 일본 원산 처진올벚나무와 개량종인 만첩개벚나무가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벚나무, 잔털벚나무, 올벚나무 등은 극소수였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특히 왕릉에 소메이요시노벚나무 노거수들이 왕릉을 호위하듯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신라 고도로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경주는 수명이 다해가고 있는 소메이요시노벚나무를 우리나라 특산 왕벚나무로 교체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일본 나무를 심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 현충원, 유적지, 군사시설 등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연차적으로 군산, 구례, 부산, 영암, 제주, 하동 등의 벚꽃명소와 현충원, 왕릉, 유적지 등에 심은 벚나무 수종을 조사하여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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