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 역사 왜곡 바로 잡아야…당연"
"최 회장 이혼 소송…개인이 책임져야"
"전사 대응 예견된 수순…진행 상황 지켜봐야"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3심을 예고한 가운데 SK그룹의 재판 개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SK그룹 이미지와 명예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최 회장 개인의 일에 기업이 개입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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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근 재판 현안 관련 SK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SK 제공] |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 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기업의 성장 역사를 크게 훼손했다고 보고 전면 대응에 착수했다.
지금까지는 최 회장 재판이 '개인간 소송'이라는 이유로 회사 차원에서 별도 개입을 하지 않았지만 'SK그룹 성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과 6공화국의 비자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항소심 판결이 내려져 적극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은 전날 재판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15만 명의 SK 구성원들이 있고 투자자들도 있다"면서 "문제 해명에 적극 나서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해명과 진실 규명이 회사 차원의 숙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SK 주요 경영진들은 지난 3일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그룹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해온 역사가 훼손됐다"며 그룹 차원의 공동 대처를 예고한 바 있다.
SK그룹은 '300억 원 비자금' 유입과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 특혜' 등 항소심 판결 내용을 전면 반박하며 "회사의 명예를 다시 살리고 구성원의 자부심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은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과 공조해 이번 주중 대법원 상고를 진행하고 '6공 특혜 의혹 해소'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 ▲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시스] |
SK그룹 개입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지지와 반대가 충돌한다.
당장 최 회장과 대립 중인 노관장 측에서 반발했다. 노 관장 측 법률대리인은 전날 최 회장 측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내고 "SK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이 "최 회장 개인의 송사에 불과하다"는 까닭에서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도 'SK그룹 기자회견에 유감'을 표하며 논평을 냈다.
경실련은 "최 회장이 SK그룹이라고 여긴 시대착오적 발상에 입각한 기자회견"이라며 "개인 이혼소송에 관한 문제를 SK그룹에서 나서 처리하고 수습하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총수 개인의 문제와 그룹 경영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SK그룹 기업이미지 실추 등 손해가 발생했다면 회장 본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SK그룹에 발생한 피해의 원인이 최 회장에 있다면서 "SK그룹이 최 회장에게 해임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비판했다.
"개인 송사에 왜?" vs "조직적 대응 당연"
이와 달리 SK 구성원이나 투자자들은 '그룹 차원의 조직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당연하다"는 의견이다.
SK 계열사의 한 직원은 "비자금 개입설로 힘이 빠지고 일할 의욕까지 떨어진다"며 "지금까지의 노력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드는 판결은 바로잡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0일 'IEEE 마일스톤(이정표)' 등재 기념식 후 기자들에게 "정당한 방식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고 SKT 구성원으로서 청춘을 바쳤다"면서 "우리의 노력이 세상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는 총수와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SK그룹의 전사적 대응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본다. 항소심 판결이 SK그룹 공식 개입 명분까지 제공, 이혼소송도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산분할 판결로 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기업 경영에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회사가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며 "앞으로의 진행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정점에는 17.73%…재산분할로 흔들
SK그룹은 지주사인 SK㈜가 SK스퀘어 30.55%, SK이노베이션 36.2%, SKC 40.6%의 지분을, 이들 3개사가 다른 자회사 지분을 각각 확보하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SK㈜ 지분 17.73%를 보유하며 경영 전반을 관리한다.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인용되면 최 회장은 재산분할액 마련을 위해 SK㈜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디스커버리 0.12%, SK디스커버리 우선주 3.11%, SK케미칼 우선주 3.21%, SK텔레콤 303주, SK스퀘어 196주, SK실트론 지분 29.4% 등 다른 보유 지분도 있지만 이들을 다 팔아도 1조3808억 원에는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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