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흔들리는 증시
영풍제지 주가조작 의혹…증거금률 상향 등 투심 위축
암울한 증시…"투자 개선 기미 보이지 않아"
'동학개미'(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증시를 외면하고 있다. 불안정한 투자 환경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투자심리(투심)는 개선되기 어려울 거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7조34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만해도 52조 원을 넘어섰던 예탁금이 한 달도 안 돼 1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 7월 60조 원에 육박했던 예탁금은 감소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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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전. [픽사베이] |
증시 대기 자금이라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이 줄고 있다는 건 개미들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뺀다는 뜻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 중개업자에게 맡긴 자금을 말한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수급이 상당히 악화하고 있다”며 “개인들의 매수 기반이 급속도로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예탁금 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자금을 빼고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규모도 줄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 코스닥 시장 전체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은 약 17조8234억 원으로 나타났다. 신용 잔고가 17조 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 3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지난 8, 9월 내내 19~20조 원 사이를 오갔던 잔고는 지난 10일 18조 원대로 떨어지더니 감소 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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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363.17)보다 64.09포인트(2.71%) 하락한 2299.08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뉴시스] |
개미들의 투심이 악화한 건 국내 증시가 미국 경제지표, 중동 정세 등에 일희일비하면서 갈피를 못 잡는 탓이다.
이날 코스피(-2.71%)와 코스닥(-3.50%)은 잠잠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5% 선에 육박한 영향으로 나란히 내림세를 그렸다. 코스피는 2299.08에 거래를 마쳐 2300선이 무너졌다. 2300선 붕괴는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불과 이틀 전(지난 24일)만 해도 코스피와 코스닥은 미 국채금리가 4.8%대로 떨어지면서 동반 상승 마감했다. 당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2% 오른 2383.51, 코스닥은 2.77% 상승한 784.86에 거래를 마쳤다.
양 연구원은 “금리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다 보니 증시가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불안감이 커진 동학개미들이 증시를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의혹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위탁증거금률을 높이면서 투심은 더 위축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영풍제지 주가조작 세력에 판을 제공했다고 비판받는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실패를 지적하며 향후 증권업계 위험 관리 실태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4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급등한 종목들을 위주로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강 대표는 “이번 사태 관련해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가 안일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증권사들의 신용 또는 미수금 관리는 더 빡빡해질 것”이라며 “개인들의 투자가 상당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투심이 크게 개선될 만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11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등 변수 영향으로 금리 움직임이 불투명하다”며 “당분간 증시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 연구원은 “신용잔고가 줄어드는 건 주가가 빠져야할 것들이 매도 물량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인 흐름은 정점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예탁금이 얼마나 더 빠질지가 향후 관건일 것”이라며 “잘 버텨준다면 지수, 신용잔고 등이 하락했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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