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결 호소에도 민주 최소 29명 이탈표 나와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 파기해 되레 역풍 자초
계파갈등·李리더십 상처…영장실질심사 갈림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 대표는 법원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게 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표결을 실시한 결과 재석 295명 가운데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체포동의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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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문병온 박광온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출석의원 과반(148명)이다. 찬성표가 가결 정족수보다 1명 많았다. '가'가 두 표만 덜 나왔으면 지난 2월에 이어 또 부결될 수 있는 '턱걸이 가결'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그가 표결에 참여했어도 가결은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110명)과 정의당(6명)에다 시대전환(1명)·한국의희망(1명) 및 여권 성향 무소속 2명이 가결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 120명이다.
이럴 경우 민주당에서 29명이 찬성표로 넘어온 것이다. 비명계의 무더기 반란표가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기권·무효를 포함하면 민주당 이탈 자는 더 늘어난다.
지난 2월 27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찬성 139명, 반대 138명, 무효 11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이번에 찬성표가 10명 늘고 기권·무효표는 10명 줄었다.
민주당은 거센 '가결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친명·비명 간 계파갈등이 격화하며 내분이 분당을 우려할 수준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오후 국회 앞 도로를 점거하고 농성하던 이 대표 지지자들은 가결 직후 "수박(비명계 멸칭)과의 전쟁"이라며 적개심을 표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내전이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당초 정치권에선 부결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이 대표가 단식하다 병원에 입원해 '동정론'이 번졌고 친명계와 이 대표 적극 지지자인 '개딸'들의 부결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 병원행 직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도 민주당 반감을 자극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비명계가 대거 반기를 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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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
이 대표가 전날 자신에 대한 체포안을 부결시키라고 직접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이 되레 역풍을 불렀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스스로 약속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외면해 신뢰를 망가뜨렸다는 지적이다.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SNS 올린 메시지의 역풍이 생각보다 상당한 걸로 보인다”며 "(의원들 사이엔) ‘아이고 본인이 더는 당 같이 못 하겠다’는 얘기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결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 전 사무총장 '예언'이 맞아떨어졌다.
“찬성 의원들을 색출,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압박한 일부 친명계와 개딸, 이를 방조한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거부감도 반기를 부채질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대표는 직접 호소에도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으로써 회복하기 어려운 리더십 상처를 입었다. 더욱이 '사법 리스크'는 여전하다.
검찰은 지난 18일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을 묶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월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어 내년 총선 전까지 '지뢰밭'이다.
공직선거법 판결도 남아 있는 뇌관이다. 체포안 가결로 이 대표는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자연스레 거취 논란이 불붙을 수 밖에 없다. 이 대표가 불신임 받았으나 사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온다.
이 대표는 또 구속 위기에 처하게 됐다. 그가 '방탄'을 적극 꾀했던 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불리한 정황이다.
반면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을 피하면 반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감을 덜고 당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고난에 처했으나 민주당은 ‘방탄 정당’ 이미지를 벗게 됐다. 그러나 계파갈등은 불가피하다. 친명계는 여전히 다수이자 주류다. 내부에선 ‘옥중 공천’도 불사해야한다는 강경론이 없지 않다.
비명계는 ‘이재명의 강을 건너야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 측 간극이 크다. 개딸들이 예고한 대로 '수박 색출'에 나서면 비명계 반발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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