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상식적 인사에 '한세실업' 직원들 '뿔났다'…실적추락에도 오너배당잔치 '빈축'

남경식 / 2019-03-04 17:09:15
승진 기준 논란되자, 직급 체계 변경 뒤늦게 공지
한세 직원들 "오너일가, 실적 부진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
한세실업측 "직급 체계 변경 확정아니다…직원들이 오해"

한세실업(대표 김익환)이 직급 체계를 일방적으로 바꾸는 등 비상식적인 인사조치를 강행하자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사측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들었지만,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한 오너 일가들이 주식 배당금까지 더 많이 챙기면서 직원들의 반발도 더 커지고 있다.

3일 한세실업의 한 직원은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진급은 실력, 노력, 간절함이 아닌 그냥 운에 따른 것이냐"며 "승진 기준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파장이 커지고 있다.

 

4일 현재 이 글은 블라인드에서 4000명 이상이 읽었으며, 내용을 지지하는 '좋아요'도 100건을 넘어섰다. 

 

▲ 한세실업(대표 김익환)이 직급 체계를 일방적으로 바꾸는 등 비상식적인 인사조치를 강행하자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한세실업 블라인드 캡처]


이 직원은 "지난 2월 22일 2019년도 승진발표에서 대리과장 진급대상자 70여명 중 15명이 진급했다"며 "올해 진급율이 낮은 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용을 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 사내 게시판에서 논란이 됐다"고 밝혔다. 


과장 진급자 중 지난해 진급누락했던 대리 S호봉보다 4호봉이 더 많다는 점이 논란거리였다. 본사에서 과장으로 진급한 7명 중 4명은 대리 4호봉, 3명은 대리 S호봉이었다. 대리 S호봉은 12~13명으로 알려졌다. 75% 넘는 대리가 2년 연속으로 과장 진급이 안 된 셈이다.

지난해 해외근무를 다녀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급누락한 S호봉 한 직원이 해외근무를 다녀왔지만 이번에도 진급하지 못했고, 같은 팀 소속인데도 4호봉은 진급하고 S호봉은 진급누락하는 등 승진 기준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원성도 이어졌다.

한세실업은 25일 직원들에게 공지 메일을 통해 "2019년부터 대리 5호봉이 신설돼 진급누락한 4호봉은 자동으로 5호봉이 되고, S호봉은 다시 S호봉이 된다"고 설명했다. 

 

▲ 한세실업(대표 김익환)이 직급 체계를 일방적으로 바꾸고 뒤늦게 통보해 논란이다. [한세실업 제공]


하지만 사측의 해명은 직원들의 불만을 더 키웠다.

"4호봉에서 진급한 직원은 특진이냐", "그렇다면 특진의 이유는 무엇이냐", "다른 면접자들은 들러리였냐" 등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사측이 추가 해명을 내놓지 않자, 직원들은 "한세실업은 직원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곳",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월급만 가져가는 월급루팡이 너무 많다" 등 그동안 쌓인 불만까지 털어놓기에 이르렀다. 

 

한세실업의 또 다른 직원은 전직원을 대상으로 메일을 보내 "회사가 지난 3년간 성장을 하지 못해 인건비를 아끼려고 승진자를 대거 줄였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것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직원에게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세는 회사와 같이 성장하고 어려움을 극복한 직원들은 내보내면서 단지 영어를 잘한다고 외부인사들로 높은 자리를 채웠다"며 "창업주의 아들(김석환 예스24 대표,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이라는 이유로 회사의 대표가 된 2세의 경영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2015년 이후 회사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오히려 배당금은 높여 오너가가 가져가는 배당금만 올해 100억 원이 된다"며 "노조가 있었다면 오너 경영진 퇴출 운동을 먼저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세실업은 영업이익이 2015년 1424억 원, 2016년 816억 원, 2017년 555억 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2017년 6월 창업주인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차남 김익환씨가 대표로 취임한 뒤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3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주당 배당금은 2015년 200원, 2016년 250원, 2017년 330원, 2018년 450원, 2019년 450원으로 증가 추세를 이어왔다.
 

▲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의 취임 뒤 2018년 한세실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한세실업 제공]

한세실업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9월 기준 한세예스24홀딩스(42.32%)이며 김동녕 회장이 5.49%, 김 회장의 장남 김석환 예스24 대표 3.58%,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3.58%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56.54%다.

한세예스24홀딩스 역시 김석환 대표 25.95%, 김익환 대표 20.76%, 김동녕 회장 17.61% 등 오너일가의 지분이 79.02%에 달한다. 배당금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오너일가인 셈이다.

 

최근 한세그룹의 계열사인 한세엠케이(대표 김동녕·김문환)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6% 감소한 가운데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막내딸 김지원 상무가 "꾸준한 매출 신장세로 성과를 인정받았다"며 전무로 승진해 구설수에 올랐다.

 

▲ 한세실업 경영진의 비상식적인 인사조치에 직원들이 익명앱 '블라인드'에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세실업 블라인드 캡처]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직원은 "오너일가의 경영을 지적한 이 메일은 발송된 지 20여분 만에 전직원의 계정에서 일괄 삭제 조치됐다"면서 "임원급 이상에서 권한을 가지고 삭제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 "한세는 내부적으로 곪아 있어 아무리 소리쳐도 바뀔 것이 없다"며 "회사 이미지에 타격은 있을지라도 같은 업종과 직종에 한세의 심각성을 알려 좀 더 회사가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세실업 관계자는 "직급 체계 변경에 대해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고민해 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 확정을 하지 않았고 발표한 내용도 아니다"면서 "직원들이 오해한 부분이 있고, 이 내용은 추후 공청회 등의 방법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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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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