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무리하는 듯…지수 급락 시 위험"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여파로 증권시장이 연일 요동치는 가운데 증시 대기자금이 크게 줄었지만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는 여전히 성행하는 모습이다. 빚투는 자칫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우려를 산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12조2807억 원이다. 지난 4일 132조682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주 만에 20조 원 가까이 빠졌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돈으로, 흔히 증시 대기자금으로 일컬어진다.
중동 전쟁이 발발 직전이었던 지난달 27일 118조7488억 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4일까지는 불어났다. 하지만 이후 증시가 거듭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줄어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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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증시 대기자금(투자자예탁금) 추이. [금융투자협회 통계] |
빠져나간 자금의 상당 부분은 안전한 단기 자금 시장으로 피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전날 기준 248조88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돈의 91%가 법인 자금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기관투자자는 당분간 관망세에 들어간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반대로 움직였다. 이달 들어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16조9371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것만으로도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7조6205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친 구조다.
우려되는 점은 여전히 빚투가 성행한다는 점이다.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 32조6689억 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일 33조6945억 원으로 증가해 정점을 찍었다. 전쟁 여파로 9일 31조6945억 원까지 감소했던 빚투 규모는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18일 기준 33조4876억 원으로 최고점 근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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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증시 신용거래융자 추이. [금융투자협회 통계] |
증시 전문가들은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시장에 신규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 것이고, 이런 가운데 기존에 있던 자금들이 레버리지(부채)를 늘리는 중"이라며 "외국인이 끝없이 파니 개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빚투는 반대매매 위험이 크다. 만약 주가가 크게 하락해 내 증권계좌의 담보유지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는 현금을 더 입금하거나 주식을 팔아서 담보유지비율을 높이라고 요구한다. 그럼에도 담보유지비율을 올리지 못하면 증권사는 통보 2거래일 뒤에 내 소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반대매매를 당하면 주가가 오를 때까지 버티지도 못하고 즉시 손실이 확정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눈물이 날 일이다.
또 강제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추가로 밀리고 이것이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난 5일이 그랬다. 이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6.5%에 달했다. 많은 개미들이 큰 손실을 봤다.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는 "신용잔고가 좀 줄어야 하는 상황인데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을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그만큼 무리하게 사는 것 같다"며 "당장은 괜찮더라도 만에 하나 중동에서 안 좋은 소식이 나오면 지수가 급락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지나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탁금이 지난 2주간 줄긴 했지만 여전히 100조 원을 넘는 수준"이라며 "신용융자 역시 절대금액이 아닌 시가총액 대비로 보면 그렇게 많이 늘어난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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