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놓치면 안되는데'…정국 혼란에 K-반도체 위기 심화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4-12-10 18:03:12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가 줄줄이 하향
반도체 특별법 좌초 가능성, 위기론 증폭
민관 협력 시급한데 정부 대응력에 '적색등'
"반도체는 생태계 산업…투자·지원 실기 안 돼"

비상계엄 여파로 정국이 요동치면서 반도체 위기론이 번지고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반도체 업계가 정치적 불확실성마저 닥쳐 총체적 위험에 봉착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 K-반도체 이미지 [KPI 자료 사진]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주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 목표 주가도 내리 하락세다. 증권사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유안타증권은 9만원에서 8만5000원, 유진투자증권은 8만원에서 7만7000원, 키움증권은 7만5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낮췄다. 노무라증권은 8만8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내렸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노무라증권이 28만원에서 27만원, 유진투자증권은 24만원에서 22만원으로 목표가를 낮춰잡았다.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도체 특별법 표류…트럼프 행정부 대응 '적색등'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반도체 특별법)'이 표류할 수 있는 점도 위기를 키운다.


반도체 특별법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연구개발) 지원과 생산 촉진, 기업 대상 세제 혜택 제공을 골자로 한다. 투자를 유치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수출을 늘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탄핵 정국으로 국회의 경제 법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반도체 특별법은 '시계제로' 상황에 처했다.


곧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축소 조치가 임박했는데, 반도체 업체는 정부의 대응력 하락을 경계한다. 정부와 기업이 공조해야할 시점에 '적색등'이 켜졌다고 본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전날 개최한 확대간부회의에서 '실물경제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속 대처', '기업 애로 해결'을 당부했지만 기업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내 현지 투자는 강화하되 반도체 보조금은 줄이면 기업들의 투자 부담은 한층 커진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전날 대만에서 열린 자서전 출간 행사에서 "한국이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이 삼성전자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국 혼란 빨리 해결해야…투자·지원 실기 안 돼"


전문가들은 '시기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위기 회복과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확보 등 한국 기업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국가신뢰도가 하락하며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반도체는 생태계 산업이라 몇 개 기업만 영향을 받아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정국 혼란이 빨리 종식되지 않으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기창 서울대 공과대학 산학교수도 "반도체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산업인데 금융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설상가상의 위기까지 겹쳤다"며 "정국 혼란을 빨리 해결해 국가신인도를 높이고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는 시간 싸움인데 정책 대응과 투자, 지원 등에서 시간을 놓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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