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한전공대 부지 무상 기부는 '신의 한 수'?

정해균 / 2019-02-19 14:12:04
부영CC 부지 40만㎡ 기부채납 뒷말 무성
용도변경 등 반사이익 200여억원 추정
"배임 재판 중인 이중근 회장 감안" 분석도

한전공과대학(켑코텍)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공약이다. '호남의 포스텍', 전남지역에 제2의 포항공대를 설립하겠다는 포부다. 부지는 확정됐다. 전남 나주 빛가람동 부영골프장(부영CC)이다. 부영그룹이 부지를 무상으로 기부한 덕분이다. 이 같은 사회공헌으로 부영은 기업 이미지 개선의 효과를 거둘 것이다. 그런데 이게 다일까. 부영의 무상기부 배경과 이유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부지 제공으로 부영이 누릴 수 있는 반사이익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한전공과대학 부지 [전남도청 제공]

나주 골프장 부지 56% 제공은 '신의 한 수' 평가

 
부영은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영CC 부지 72만㎡ 가운데 56%에 해당하는 40만㎡를 기부채납 방식으로 한전공대 부지로 제공한다. 언론은 부영의 부영CC 부지 무상 제공을 '신의 한 수'로 평가한다. 부영CC는 경제성·지원계획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경쟁상대였던 광주 북구 첨단3지구, 남구 에너지밸리산단 등을 제치고 한전공대 입지로 최종 확정됐다.

 

부영CC는 한전 본사로부터 1.8㎞가량 떨어져 접근성과 연계성이 뛰어나다. 또 해당 부지는 건물이 거의 없는 골프장 부지여서 그대로 착공이 가능하다. 개발제한구역·문화재보호구역 등 개발 규제사항도 없다. 한전은 캠퍼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달부터 나주시와 협약을 맺는 등 대학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영이 최대 감정가 1000억원에 이르는 골프장 부지의 절반가량을 무상으로 기부한 것은 일단 기업의 사회공헌으로 평가할 만하다. 부영은 주택건설 및 임대가 주력사업으로 전국 352개 단지에서 27만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해 서민의 주거 안정에 기여해 왔다.

 

▲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및 임대주택 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018년 11월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오는 모습 [뉴시스]


정부와의 관계개선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부영이 대통령 공약이행에 적극 협조하는 모양새가 됐다. 더욱이 이중근 부영 회장은 4300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전남 순천 출신이다.

"32만㎡ 공동주택·상가용지 전환" 소문 돌아


부영의 기부를 놓고 이러쿵저러쿵 뒷말이 나오는 것은 부영이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사이익 때문이다. 부영의 토지 무상제공에 대한 대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같은 맥락의 얘기다. 지역에서는 나주시가 부영에 남은 골프장 부지 32만㎡에 공동주택과 상가 용지로 전환해주기로 약속을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부영이 골프장 잔여 부지의 용도변경 등 특혜를 요구하고 나주시가 이를 약속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기지 건설처럼 골프장 부지는 손쉽게 용도전환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전남도와 나주시가 부영 측과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부영은 빛가람혁신도시에 가장 많은 분양 및 임대아파트를 공급했다. 용도변경이 가능한 32만㎡ 부지에 아파트를 지을 경우 용적률 등을 감안하면 600∼700가구를 지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부영이 얻게 되는 순수익 규모는 200여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골프장 건너편에 보유하고 있는 부영주택의 대규모 토지의 활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영주택은 골프장과 금천중학교와 한아름초등학교 사이에 132만㎡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부영 측은 이곳에 1527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랜드마크 효과로 매매 거래가 활발해 소규모 단지보다 가격 상승폭이 높다. 특히 동일 지역에 같은 브랜드 아파트가 수천 가구 이상 지어지는 브랜드 타운은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 분양 외에 유무형의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전남도와 나주시에서 부지제공 요청이 들어왔고, 국가적 사업이다 보니 부지 제공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도변경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협의된 내용이나 자료는 없다"고 설명했다. 추후 논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부지 제공은 이중근 회장의 재판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특혜 의혹 해소가 필요해 보인다.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기부의 의미도 왜곡되지 않고 부영의 기업 이미지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전공대는?

 

▲ 그래픽=뉴시스

 

2022년 3월 개교 예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에너지 특화 공과대학'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충청권 카이스트(KAIST), 영남권 포스텍(PosTech)에 견줘 한전공대를 호남권의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이 작년 9월 발표한 '한전공대 설립 용역 중간보고'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대학부지 40만㎡를 포함해 대학 클러스터 부지 120만㎡로 조성될 계획이다. 학생수 1000명(대학원 60%, 학부 40%), 교수 100명 규모로 꾸려진다. '에너지 분야에서 20년 내 국내 최고, 30년 내 세계 최고 공대를 실현한다'는 로드맵이 제시돼 있다.

 

교수와 학생들은 최우수 연구를 실행하고 창업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파격적으로 지원한다. 학생 전원 입학금, 등록금은 면제하고 기숙사도 제공한다. 다른 과학기술 특성화대의 평균 3배 이상 연봉을 지급해 최고 수준의 교수진을 확보하고, 총장은 노벨상급 국제상 수상 경력을 갖고 기업가적 능력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물을 초빙한다는 구상이다.

KPI뉴스 / 정해균·김이현 기자 chu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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