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카드론 한도 줄면 3금융으로 밀릴 수 있단 우려도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게 카드론 증가폭을 작년보다 축소할 것을 요구하면서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 등 3금융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 ▲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뉴시스] |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전업카드사에 2025년 카드론 관리 목표치를 내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이 전년 대비 대폭 늘자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증가폭 제한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23년 말 38조 7613억 원이었던 카드론 잔액이 지난해 말 42조 3873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새 9.4%(3조 6260억 원) 증가한 것이다.
국내 카드사들은 올해 카드론 취급액을 전년 대비 3~5%만 늘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저신용자들의 대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카드사들이 카드론을 축소할 때 상대적으로 연체 위험이 높은 저신용자 대상 대출부터 먼저 조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이용 고객들은 중·저신용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카드론을 거절당하면 대부업체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론 차주들 가운데 금리 18~20% 비중이 가장 높다"며 "그만큼 대체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마저도 신용 점수 500점 이하 고객에겐 그림의 떡이다. 실질적으로 카드론 한도가 대부분 안 나오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신용 점수 500점 이하 고객에게 카드론 대출을 진행한 카드사는 KB국민카드뿐이었다. 정부가 카드론을 억누를수록 저신용자 대상 대출이 안 나오는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40대 자영업자 A 씨는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카드론을 종종 이용해 왔다"며 "그런데 은행권에 이어 2금융권도 대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하니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카드론 증가폭 축소는 카드사들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거듭된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 탓에 이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카드사들은 그간 대출에 기대왔다. 그런데 이마저 제한을 받게 되니 어려움이 더 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가 지난 2007년부터 18년째 이어져 왔기에 카드사들은 카드론을 주 수익 창구로 삼아왔다"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카드사들의 경영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