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들, 보험료 인상 '만지작'…고개 드는 절판마케팅

유충현 기자 / 2025-07-18 17:20:38
내려간 기준금리에 역마진 압박…손보사들, 예정이율 인하 검토
일부 판매채널 '영업소재'로 활용…금감원, GA협회에 주의 당부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서 받은 저축보험료를 운용해 올리는 수익률 전망치다. 예정이율이 낮을수록 고객이 내는 보험료가 늘어난다. 

 

예정이율 인하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거듭 낮추면서 올해 초부터 논의된 사안이었는데 4월 무·저해지보험 요율 변경과 겹쳐 연기됐다가 다시 부상한 것이다. 

 

일부 영업채널에서는 이를 활용한 절판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손보사들이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픽사베이]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이 오는 8월 적용할 예정이율을 내리는 걸 검토하고 있다. 

 

DB손보는 현행 대비 0.25%포인트 인하 방안을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손보사들도 인하를 할 것인지, 한다면 얼마나 내릴 것인지, 어떤 상품군에 적용할 것인지 등을 면밀하게 논의 중이다.

 

현재 주요 손보사들의 예정이율은 2.5%~3.0%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가 약 10% 정도 오를 것으로 본다. 다만 보험사들이 상품 판매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사업비 등을 함께 줄인다면 실제 인상률은 그보다 낮아질 수 있다. 실제 손보사들은 사업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실제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예정이율을 조정하려는 배경에는 저금리 환경이 있다. 한은이 올해 들어 두 차례(2월,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하면서 현재 2.5%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는 보험사 평균 공시이율(2.75%)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하반기에도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된다. 보험사들의 주된 자산운용 수단인 채권투자에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는 것이다. 

 

손보업계 예정이율 인하 검토는 올해 3월부터 있었다. 당초 4월 시행을 목표로 했으나 금융당국의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가이드라인 시행과 시기가 겹치면서 보험료의 과도한 인상 우려로 시점을 조정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당국의 해지율 가정 변경만으로도 일부 상품 보험료가 10~20% 올랐던 상황"이라며 "예정이율까지 조정하면 고객 부담이 과중해질 수 있어서 하반기로 시점을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 판매채널 절판마케팅 사례. [SNS 화면 갈무리] 

 

예정이율 인하가 코앞으로 닥쳐오면서 일부 판매채널에서는 보험료 인상 가능성을 강조하는 '절판마케팅'도 활발하다. 보험료 인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패턴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특히 지금처럼 휴가가 몰린 7~8월은 '가입실적 보릿고개'라서 설계사들의 압박이 심하다"며 "'보험료 인상' 이슈가 현장 설계사들에게 좋은 영업 소재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판매채널에서는 실제 예상되는 보험료 인상률보다 과장된 수치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의 불안감을 자극해 당장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절판마케팅을 우려한다. 법인보험대리점(GA) 협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GA사들에게 허위 마케팅 주의 촉구 공문을 발송했다. 금감원은 생·손보협회와 함께 온라인 광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소비자 오인을 유발하는 행위가 발견되면 제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보험료가 오르더라도 모든 보험사와 상품에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주의할 것을 권한다. 한 대형 GA 관계자는 "시장 여건상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단순히 절판 마케팅 문구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며 "본인의 가입 목적과 필요 보장을 우선 검토하고 해지환급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한 후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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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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