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레시피 개념, 의약계와 개념 달라"
식약처 "단어만으로는 위법 판단 어려워, 맥락 봐야"
화장품 업계가 사용하는 '처방' 마케팅이 소비자로 하여금 오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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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에서 고객들이 색조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CJ올리브영 제공] |
4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업체를 대상으로 온라인상에서 '처방' 표시 광고에 대한 현황을 살펴본 결과 '맞춤형 화장품 처방', '극약 처방', '안심처방 화장품' 등의 표현이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만연하게 쓰이고 있었다.
처방은 통상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증상에 맞춰 의약품을 제조하는 방법으로 정의된다. 처방을 내리는 주체는 의사다. 처방의약품은 전문의약품(ETC)에 한하고 있어 일반의약품(OTC)에는 처방이라는 단어 사용이 자제된다. 환자들이 ETC라 착각할 여지가 있어서다.
하지만 화장품 업체들은 화장품과 의약외품, 관련 서비스 홍보를 위해 '처방'을 직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작성해 배포하는 보도자료에도 '처방'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일례로 지난 달 30일 LG생활건강은 기능성 립케어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비타민 성분과 히알루론산을 함유한 핑크 비타 콤플렉스 처방'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3월 치약 출시 보도자료에서 '강력한 충치 예방 효과는 물론 8가지 무첨가 처방'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외 에이블씨엔씨는 '한방 성분 처방', 라벨영은 'pH5~5.5 약산성 처방'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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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에 보도된 화장품 업체 보도자료들 [김경애 기자] |
화장품 업계는 '처방'이 의사들이 발행하는 처방의 의미가 아닌 '레시피'의 의미로 흔히 사용한다고 말한다. 피부에 대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미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굳이 '처방'이란 단어를 고집하는 배경에는 의문이 가해진다.
자칫 소비자들이 탈모 개선을 비롯해 피부 재생, 혈행 개선, 독소 배출 등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약품(ETC)에 주로 사용하는 처방 표현을 화장품 마케팅에 사용, 피부 치료·예방 효과가 있는 마냥 소비자들의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 "뷰티 업계에서 두루 쓰이는 말로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치료 효과가 있다는 홍보는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위법 소지가 있어 문제가 제기될 경우 용어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특정 광고의 문구만으로는 의도적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오인할 수 있는 문구에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인식이 더해져야만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며 "전체적인 내용이 의약품 효능·효과를 표방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대법원 판례가 있는 경우 처분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화장품법상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는 화장품법 제1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 등의 금지) 제1항 제1호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조(표시·광고의 범위 등) 별표 5에서 규정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다 보니 효과에 초점을 맞춘 표시 광고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화장품 광고를 의약품 효과가 있는 마냥 오인·혼동하지 않도록 화장품과 기능성 화장품, 의약외품, 의약품 등에 세분화된 표시 광고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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