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황금채널 확보 노력에 경쟁 심화
영향력↑ IPTV, 인상폭 늘리며 '어부지리'
홈쇼핑업계 빅4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TV 송출수수료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뽑혔다. 송출수수료는 올해 더 오를 전망이라 홈쇼핑업계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CJ ENM 오쇼핑 부문(대표 허민회), GS홈쇼핑(대표 허태수), 현대홈쇼핑(대표 정교선·강찬석), 롯데홈쇼핑(대표 이완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8% 감소했다.
특히 CJ ENM 오쇼핑 부문은 1조2934억원의 사상 최대 연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12.7%에서 2018년 9.6%로 떨어졌다.
CJ ENM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 확대를 기반으로 취급고가 성장하고 T커머스와 모바일의 성장도 지속됐지만, IPTV 중심 송출수수료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7%, 12.1%씩 감소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에만 송출수수료가 전년 대비 64억원 증가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2480억원 중 27%인 680억원을 송출수수료로 지출했다.
홈쇼핑사가 IPTV나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하는 방송 송출수수료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TV홈쇼핑 7개사 송출수수료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홈쇼핑 빅4가 2017년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1조283억원으로 5년 사이 31% 증가했다.
홈쇼핑 4사의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13년 21%에서 2017년 25%로 4%p 올랐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이 28%에 달했고, GS홈쇼핑은 5년새 7%p 증가했다.

이처럼 송출수수료가 꾸준히 오르는 데는 T커머스 채널이 늘어나면서 황금채널을 배정받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6월 T커머스 SK스토아(대표 윤석암)는 롯데홈쇼핑이 제시한 송출수수료의 두배 수준인 약 300억원을 제시해 IPTV 점유율 1위 KT 올레TV의 '황금채널' 4번을 차지했다. 롯데홈쇼핑은 30번으로 밀려났다.
앞서 신세계TV쇼핑(대표 김홍극)도 송출수수료로 200억원을 베팅해 스카이라이프 12번 채널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TV쇼핑은 2017년 올레TV 2번 채널을 획득하면서 T커머스의 황금채널 첫 진출을 이뤄낸 바 있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T커머스 시장은 2015년 2540억원, 2016년 9980억원, 2017년 1조8400억원에서 지난해 2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T커머스 사업자는 현재 10곳이다. 이중 5곳은 롯데, 현대, GS, CJ, NS 등 TV홈쇼핑 사업자가 운영 중이다.
TV홈쇼핑 채널을 보유하지 않은 KT의 K쇼핑, SK의 SK스토아, 신세계의 신세계TV쇼핑, 미디어윌그룹의 W쇼핑, 태광그룹의 티알엔 등 5개사가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송출수수료를 두고 출혈경쟁이 심화된 것이다.
더군다나 IPTV가 가입자 수에서 케이블TV를 추월하면서 비슷한 대접을 요구하고 있어, 송출수수료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케이블TV는 송출수수료로 7561억원, IPTV는 4890억원을 받았다.
최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고,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태광그룹의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는 등 IPTV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홈쇼핑 업계 입장에서는 악재다.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 역시 연내 매각이 유력한 상황이다.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 문제 공론화에 나섰다. 조순용 TV홈쇼핑협회장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30%의 판매수수료 중 절반 정도는 송출수수료로 유료방송사에 내고 있다"며 "최근 방송 사업자들이 송출수수료를 지나치게 높이고 있어, 임대차보호법처럼 송출수수료도 일정 기간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와 정부도 홈쇼핑의 송출수수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경진 의원은 "홈쇼핑사의 송출수수료 과다 경쟁이 납품업체가 부담하는 판매수수료와 연동되어 중소기업제품의 판로 확대에 걸림돌이 됐다"며 "정부의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 채널을 비슷한 채널대로 묶는 등 송출수수료 경쟁을 완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해 11월 TV홈쇼핑 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지나친 송출수수료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업자간 사적 계약이라 노골적으로 간섭할 수는 없지만, 급격한 인상에 대해선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순용 TV홈쇼핑협회장은 IPTV 주도의 급격한 송출수수료 인상으로 인해 판매수수료율 조정도 어렵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한국IPTV방송협회는 이달 15일 송출수수료 관련 협의체를 구성을 위한 첫 회의를 가졌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려온 만큼 입장 차가 좁혀질지는 미지수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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