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패딩 100만원 시대, 제값 주고 사면 '호구'?

김경애 / 2023-11-14 17:13:22
신상 디자인 거의 비슷…"브랜드·가격만 달라"
시즌 지나면 아울렛·이커머스 채널서 반값 할인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A 씨는 지난 11일 집 인근 백화점에 입점한 아웃도어 B브랜드 매장에 들렀다가 패딩 신상품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성 패딩은 99만 원, 남성 패딩은 79만 원이었다. 

 

공식 앱 프로모션으로 20% 할인을 받았지만 부담은 여전했다. A 씨는 "어차피 반 년만 지나면 아울렛에서 반값에 팔텐데 지금 사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 아웃도어 B브랜드 2023년 패딩 신상품 택. [독자 제공]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패딩 신상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경쟁 브랜드의 신상품이나 지난해 출시된 상품의 디자인과도 별반 차이가 없는데 가격만 올랐다. 그러면서 출시 반년만 지나면 정가의 절반 수준으로 가격이 뚝뚝 떨어져 정가를 주고 굳이 살 필요가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14일 기준 국내 아웃도어 주요 5개 브랜드에서 지난해 선보인 패딩 신상품들의 정가와 온라인 최저가를 비교한 결과 최소 20%에서 최대 60%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었다.

 

이른바 '아이유 패딩'으로 불리는 블랙야크의 'M콜드제로 레이디 다운 자켓'의 정가는 75만9000원인데 현재 블랙야크 익산팔봉점에서 이월가로 30만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60.4%의 할인율이 적용된 셈이다.

 

'수지 패딩'으로 인기를 끌었던 K2 '여성 씬에어 바이브 업'도 정가는 57만 원인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옥션에서 30만779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할인율은 46%다.

 

▲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2022년 패딩 신제품 가격 추이. 최저가(현재)는 14일 기준. [김경애 기자]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네셔널지오그래픽 '카이만 프로 RDS 구스 다운 롱패딩 점퍼'는 정가(43만9000원)에서 45.6% 할인된 23만8650원에, 노스페이스 '에어 히트 다운 자켓'은 정가(45만9000원)에서 20% 할인된 36만7280원에 각각 판매된다.

 

디스커버리 '고쉬 구스다운 남성 롱패딩'은 정가는 59만 원이지만 GS리테일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GS샵에서 30% 할인된 41만3000원에 팔리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시즌 중 팔리지 않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아울렛 등에서 할인가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즌 기간에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패딩 디자인도 도마에 오른다. 브랜드나 가격이 다른데 디자인은 거의 비슷하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같은 공장에서 만들고 브랜드 로고 패치만 다르게 붙인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코오롱스포츠 '여성 다운 안타티카 롱'과 K2 '트리니티 프로 W'가 유사 디자인의 대표 사례다. 두 제품은 코트형 다운자켓이자 올해 아웃도어 패딩 신상품으로 11만 원 가격 차가 난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색상을 제외하곤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 코오롱스포츠 '여성 다운 안타티카 롱'(왼쪽)과 K2 '트리니티 프로 W'. [각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아웃도어 업계는 "패션 산업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보니 신상품이라 해도 스타일이 비슷하게 겹치는 사례가 상당하다"며 "길이, 색상 등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보인 패딩과 똑 닮은 디자인인데 가격이 더 오른 경우도 흔하다. 업계는 매년 디자인과 색상, 기능 면에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해명한다. 원·부자재 가격이 지속 오르는 것도 가격 인상에 한몫한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원단과 지퍼, 벨트 등 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분을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는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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