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을 옷인데…외국인 모델 선호 '여전'

김경애 / 2024-01-02 17:50:48
국산·아동 브랜드마저 외국인 모델 선호
"브랜드 고급화 전략 일환…모델료도 저렴"

국내 패션업계 '고질병'으로 지적돼 온 외국인 모델 선호도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고 있다.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판매하는 만큼 한국인 체형과 거리가 먼 외국인을 모델로 쓰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대기업 5개사가 선보이는 의류·액세서리 브랜드들이 외국인 모델을 메인으로 기용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인기 브랜드' 23개 가운데 12개(아미, 메종키츠네, 단톤, 마리끌레르 등)가, LF는 '톱 브랜드' 16개 가운데 10개(헤지스, 닥스, 바네사브루노, 질스튜어트 등)가 외국인 모델을 내세운다.

 

▲ SSF샵 '아미' 메인화면 페이지 [SSF샵 제공]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도 외국인 모델 일색인 건 마찬가지다. 대체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 들여온 해외 패션 브랜드들이지만 헤지스와 같이 국산 브랜드도 간간이 껴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관계자는 "브랜드에 최적화된 이미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모델을 선정해 브랜딩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체와 근육의 움직임을 고려해 옷을 설계한다는 국산 애슬레저 브랜드들도 외국인 모델을 기용한다. 이 경우 이미지상으로는 한국인 체형에 적합한 옷인지 알기 어렵다. 직접 입어보는 수밖에 없다.

 

▲ 안다르 공식몰 베스트 상품 페이지 [안다르 공식몰 제공]

 

애슬레저 브랜드 빅4 중 안다르, 룰루레몬, 뮬라웨어 3개 브랜드가 현재 백인·흑인 모델을 메인으로 내세운다. 젝시믹스만이 동양인 모델을 기용해 옷을 보여주고 있다. 

 

아동복 브랜드마저 외국인 아동을 기용했다. 일례로 휠라 키즈는 올 겨울 다운재킷 컬렉션과 올 봄 신학기 책가방 모델로 백인 남아와 여아를 내세웠다.

 

▲ SSF샵 '휠라 키즈' 메인화면 페이지 [SSF샵 제공]

 

외국인 모델 선호도는 기업과 브랜드 규모,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는다. 가방과 신발, 목걸이 등 액세서리 브랜드들에선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동양인 모델을 찾아보기가 특히 어렵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패션업계는 생존을 위한 명품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명한다. 브랜드 가치에 대해 보다 민감하고 까다롭게 접근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패션업체 관계자 B 씨는 "국내 패션기업들이 타깃하는 지역은 국내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인데 이들 국가에선 외국인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태생이 대체로 서양권인 만큼 토종 브랜드들도 이미지를 고급화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모델을 기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모델 기용에 따른 매출 상승 효과는 미미하지만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했다. 국내 모델들은 한정돼 있는 데다 알려지지 않은 외국인 모델에 비해 인건비도 비싸기 때문이다. 

 

패션업체 관계자 C 씨는 "메인 모델을 외국인으로 하는 대신 국내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기용해 국내 느낌을 내는 투트랙 전략도 많이 쓰는 편"이라고 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경애

김경애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