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P 위반 제조시설 생산약 처방 납득 안돼"
업계 "부형제 증감량 고려, 고의적 일탈 아냐"
제약업계 종사자인 A 씨는 최근 겪은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어처구니가 없다.
A 씨의 아내는 독감 증세로 이달 초 집 인근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았다. 그런데 A 씨는 아내 약 봉투에 적힌 처방 내역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아내가 처방받은 모든 약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을 위반해 논란이 된 B 제약사에서 제조·판매하는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이었다.
A 씨는 "GMP 위반사항이 적발되면서 뉴스까지 나온 제약사의 약을 아무렇지도 않게 처방하는 게 맞는 것이냐"며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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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제(타블렛) 이미지.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
여러 제약사들의 GMP 위반 이슈가 잇따르면서 의약품 안전·품질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의약품 분야에서 말하는 GMP는 우수한 의약품 공급을 위해 원료 구입부터 제조, 출하 등 모든 제조공정에서 필요한 관리 기준을 규정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제조시설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GMP 적합 판정을 내린다.
하지만 GMP 기준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고도 불법으로 의약품을 제조해 적발된 사례는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현재까지 허가된 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제조해 GMP 기준을 위반한 업체는 80곳이다.
지난 6일 회수 명령이 떨어진 삼화바이오팜을 비롯해 지난달 한국신텍스제약, 지난 7월 한국휴텍스제약, 지난 6월 씨엠지제약·테라젠이텍스·에스에스팜 등이 해당된다. 행정처분 대상 품목은 200개를 넘어섰다.
그런데 GMP 위반이 적발된 제약사의 약일지라도 회수, 판매중지 등 처분 대상 약품이 아니라면 병원에서는 상관 없이 처방해주는 경우도 흔하다.
소비자들은 "불법으로 의약품을 제조한 제약사들이 만든 약인데 먹어도 안전한 것이냐"는 우려를 표한다. A 씨처럼 제약업계 종사자도 의문을 표하기도 하며 문제의 제약사가 만든 전체 약의 판매를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이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안은 이해하지만 불법 제조로 걸린 의약품 외에 모든 의약품이 위험한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제약업계 종사자 B 씨는 "꼭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품질 영향 없이 부형제 일부 증감량이 이뤄지는데 이 경우 GMP 위반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의약품 6개 품목에 대해 수입·판매 중지와 회수 명령이 떨어진 한국휴텍스제약은 현재 GMP 적합판정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 고의적·반복적인 의약품 불법 제조 사실이 확인된 탓이다.
GMP 적합판정 취소는 지난해 12월 도입됐다.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도 불린다. 2021년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등 잇단 GMP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서 징벌적 수준의 행정 처분과 GMP 적합판정 취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며 마련됐다.
만약 GMP 적합판정이 취소될 시 한국휴텍스제약은 공장 가동지 전면 정지돼 최악의 경우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
식약처는 오는 12월 18일 청문회를 연 이후 GMP 적합판정 취소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휴텍스제약 측은 "(처분 수위를 놓고) 행정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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