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변하는 번호이동 지원금 '최소 4만·최대 52만 원'
장기 가입자 혜택 미미…멤버십·이벤트로 한정
"발품 팔면 혜택, 소비자 피로감 커질 것"
28년째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 중인 50대 주부 A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휴대폰을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현명한 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통신사를 갈아탈지 말지도 신경 쓰이는 부분. 번호이동 지원금을 포기하고 장기 가입자를 유지하는 게 잘한 선택일지도 확신하기 쉽지 않다.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로 대리점별로 지원금 액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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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의 한 이동전화 대리점에 갤럭시 Z7와 S25를 파격가로 구매할 수 있다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김윤경 기자] |
단통법은 투명한 유통구조 마련 취지로 2014년에 도입됐지만 시장 경쟁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22일 폐지됐다. 통신사 지원금은 '공시'에서 '공통'으로 수식어를 교체했고 유통사 추가지원 한도는 없어졌다. 대리점별 판매 가격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시장을 자극하는 매개체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7 시리즈'다. 갤럭시 Z7은 104만 대 사전 판매 기록을 자랑하며 25일 공식 출시됐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아이폰16과 올해 초 선보인 갤럭시 S25 시리즈를 포함해 A 씨처럼 휴대폰 교체를 고민 중인 소비자에겐 선택지도 넓어졌다.
문제는 적정 가격.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가 모두 관망세여서 공통지원금은 크게 바뀌지 않지만 대리점별 지원금은 수시로 변하고 있어 '호갱'을 면하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25일 이후 서울 종로와 서대문, 강남 등 일반 이통 대리점에서 갤럭시 S25와 Z7 구매 조건으로 제공하는 지원금은 70~90만 원선. 박리다매 방식으로 좀 더 많은 지원금을 준다는 일명 성지대리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휴 카드 할인 등 별도 조건을 안 붙이면 지원금 규모가 유사했다.
29일 '모두의요금제'에 따르면 성지대리점들이 제시한 갤럭시 S25와 Z7 지원금은 80만 원대다. 일반 대리점들과 다른 점은 의무사용 요금제. 월 10만9000원이 아닌 월 8만9000원 요금제를 6개월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서대문구 한 대리점 관계자는 이날 "오늘은 고가 요금제 사용 조건으로 84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매일매일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은 지원금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다. 같은 동네라도 금액이 다르고 방문하는 날마다 조건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 열흘 동안 성지대리점들이 지급한 번호이동 지원금 액수도 최소 4만 원에서 최대 52만 원으로 차이를 보였다. 지난 19일에는 SK텔레콤에서 KT로 이동하면 25만 원, LG유플러스로 옮기면 52만 원의 추가 지원금을 주는 대리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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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지대리점에서 지급하는 번호이동지원금 변화 추이 그래프. 지원금 규모가 작을 수록 스마트폰 구매 가격이 높다. [모두의 요금제 'moyo' 캡처] |
치열한 번호이동 경쟁과 달리 장기 가입자 혜택은 사실상 미미하다. 가입 연수에 따라 요금을 할인해 주거나 추가 데이터를 리필해 주고 있지만 번호이동 만큼 혜택이 크지 않다. 주요 혜택은 멤버십 카드 할인이나 이벤트에 국한돼 있다.
SK텔레콤은 가족 합산연수에 따라 10~30% 요금을 할인해 주는 온가족할인을 대표적인 장기고객 프로그램으로 내세운다. 이동전화 5회선까지 결합 가능하고 가입연수 합산 20년 이상~30년 미만이면 요금을 10%, 30년 이상이면 30% 각각 할인해 준다.
SK텔레콤은 4월 해킹 사고에 대한 고객 보상 차원에서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매달 데이터 50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고 멤버십 인기 제휴사 상품을 구매하면 50% 이상 포인트 결제가 가능한 릴레이 할인도 진행한다.
KT는 모바일과 인터넷, TV 이용 합산 기간이 5년 이상인 가입자에게 최대 10장의 케어 쿠폰과 문화 행사 초대 기회를 제공 중이다. 또 지니 TV 실 사용기간이 3년 이상이면 두 번째 셋톱 박스 교체 임대료를 면제해 준다.
LG유플러스는 'U+멤버십' 앱을 통해 바코드를 발급받아 영화관, 카페, 테마파크 등 제휴처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VIP 등급이면 'U+투플러스' 프로그램으로 매월 커피 쿠폰, 외식 할인, 콘텐츠 이용권 중 하나를 선택해 누릴 수 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지원금은 그때 그때 바뀌고 대리점 현장의 상황은 사업자도 완전히 알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부지런한 소비자들은 가격 혜택을 누리겠지만 대다수는 피로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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