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벌금 300만원 부과 및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강남 초고가 아파트 타워팰리스의 관리업체 직원들이 입주민을 조직적으로 사찰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년 넘게 이어온 위탁관리 계약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자 일부 입주민과 반목하는 과정에서 벌인 일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단독(판사 이영림)은 지난 12일 타워팰리스 관리업체 타워피엠씨 소속 생활지원센터장 유모 씨와 관리실장 조모 씨에게 '스토킹처벌법(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각각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법원은 이들에게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명령했다.
이들은 관리계약 재계약 추진 과정에서 관리업체 교체를 원하는 입주민과 갈등을 빚자 보안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조직적인 감시를 벌였다. 법원이 정리한 범죄사실을 보면 조 씨는 센터장 유 씨의 지시를 받아 하청 보안업체 '에스텍' 소속 보안팀 직원들을 통해 이를 실행했다. 구체적으로 아파트 출입기록, CCTV 동선, 등기우편물 사진 등을 카카오톡으로 대화방에 공유했다. 법원에서 사실로 인정된 것만 해도 지난 2022년 5~6월 약 한 달 동안 총 19회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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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KPI뉴스 자료사진] |
범죄일람표에는 스토킹 내역이 열거돼 있다. "자정 넘어 신OO, 이OO, C동 김OO 술 취해 귀가했습니다"라며 동선을 추적한 내용이 단체대화방에 게시됐다. 피해자의 출입기록을 분 단위로 정리해 보고하거나 등기우편을 찍어 공유한 기록도 있다. 24시간 감시하다가 피해자가 이동이 없으면 "귀가한 뒤로 이동사항 없습니다"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피해자를 향해 "미친 것"이라는 비하 발언을 하며 "잘 잡아요"라고 지시한 사항도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지속·반복적으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범죄에 함께 가담한 보안팀 직원 3명은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KPI뉴스는 지난 2024년 관련 논란을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타워팰리스 관리업체, 입주민 사찰·스토킹 논란…주민 위에 군림?'). 당시 타워피엠씨 측은 "일부 직원이 개인적으로 대화를 주고받은 것"이라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센터장과 관리실장이 공모해 조직적으로 사찰을 지시·실행한 사실을 범죄로 인정했다.
피고인들은 회사가 위탁계약 중인 다른 사업지로 발령을 받아 재직 중인 것으로 전해됐다. 타워피엠씨는 지금도 여전히 타워팰리스 관리를 맡고 있다. 반면 관리업체와 충돌하며 시달렸던 피해당사자 신 씨는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피해자 신 씨는 "스토킹 유죄 판결은 응당한 결과이지만 어차피 그들은 형사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약간의 벌금이나 과태료를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계약을 유지하려고 한 일이고, 목적을 달성한 셈"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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