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속도 내나, 분당 밑그림 완료…이주대책 관건

설석용 기자 / 2025-07-14 17:18:26
분당 선도지구 4곳 예비사업시행자 모두 선정
빠르면 내년 초 본궤도, 이주대책 하반기 발표 전망

정부가 기존 공급 계획에 속도를 내기로 하면서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대부분 선도지구가 예비사업시행자 선정을 완료한 상태여서 이르면 내년 초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안정의 핵심인 공급 효과를 불어넣을 수 있다. 다만 이주 대책이 얼마나 원활히 진행되느냐가 관건이란 지적이 나온다.

 

14일 성남시에 따르면 최근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분당의 4개 구역이 모두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을 완료했다. 지난 11일 성남시가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예비사업시행자를 한국토지신탁으로 결정하면서 분당 재건축의 밑그림 작업을 마무리한 셈이다. 
 

선도지구는 우선 추진 단지를 선정하는 것이며, 예비사업시행자는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에 앞서 특별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를 추진할 시행자다. 

 

앞서 시범우성·현대는 한국자산신탁, 샛별마을은 하나자산신탁, 목련마을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각각 예비사업시행자로 결정했다. 분당 선도지구는 1기 신도시 5개 도시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분당 선도지구는 모두 예비사업시행자가 결정돼 특별정비계획 수립 절차에 들어갔다"며 "계획 수립 뒤 성남시가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를 밟는다"고 말했다.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주민대표단은 "설문조사를 진행해 소유자 희망 평형 및 커뮤니티 시설 배치를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19일엔 양지마을 소유자를 대상으로 '통합재건축'에 대한 기초 설명회를 진행하고, 다음달엔 한국토지신탁이 주민설명회를 열어 본격적인 사업 계획을 공유할 예정이다.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전경.[뉴시스]

 

1기 신도시는 노태우 정부가 200만 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조성됐다. 1995년 고양 일산, 안양 평촌, 군포 산본이 개발됐고, 이듬해 성남 분당, 부천 중동까지 5곳이 탄생했다. 준공 30년이 넘어 안전진단이 없어도 재건축이 가능한 노후아파트가 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13개 구역을 지정했다. 추가로 주택 유형의 연립 2개 구역은 선도지구에 준하는 정비 사업으로 공급한다. 총 3만6000여 가구에 이른다. 

 

성남시 분당 샛별마을, 양지마을, 시범우성·현대, 목련마을에서 1만1000가구를, 고양시는 일산 백송마을, 후곡마을, 강촌마을, 정발마을에서 8900가구를 공급한다. 안양시 평촌은 꿈마을금호, 샘마을, 꿈마을우성에서 5500가구를, 부천시 중동은 삼익, 대우동부에서 6000가구, 군포시 산본은 자이백합, 한양백두에서 4600가구를 만든다. 

 

일산을 제외한 선도지구 대부분은 신탁사와 LH로 예비사업시행자를 결정했다. 행정절차상 특별정비계획이 수립되고 해당 지자체가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 정식 사업시행자를 선택해 재건축 사업에 들어간다. 빠르면 내년 초쯤 본 사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일산은 각 구역별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윤곽이 나온 곳도 있지만 지자체에 예비사업시행자 신청서가 접수된 곳은 아직 없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4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 특별법'을 시행하고 같은 해 11월 선도지구도 지정했지만 진행이 더디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기존에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 있다. 상당한 규모인데 (아직은) 공급이 실제로 안 되고 있다"며 "기존에 계획돼 있는 것을 그대로 하되, 대신 속도를 빨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신도시 사업과 관련된 공급 대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부동산 대출규제' 방안이 예상치 못한 빠른 시점에 고강도였던만큼 이번 공급 대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대 난제인 이주 대책이 초점 중 하나다. 대상자들의 거처 마련과 이주 비용, 분담금 등이다. 상대적으로 이동이 많을 분당은 특히 이주 대상자들의 거처 마련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주 비용과 분담금, 건설비용 등 총 진행비와 관련해 이전 정부는 12조 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 조성을 약속한 바 있다. 당초 내년부터 정부가 지원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폐기 상태가 됐다. 이재명 정부로서는 획기적인 금융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민간 건설사들이 경우 최근 재건축 공약에 분담금 유예와 저금리 이주비용 대출 등 다양하고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다수 선도지구에서 분담금은 국민평형 이하의 경우 3억~4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고양시는 창릉 신도시도 있고 자체 개발 지역들이 있어서 이주 대란에 대한 큰 걱정은 없다"면서 "이주 비용과 관련해 미래도시펀드를 국토부가 운영하기로 했었는데, 정권이 바뀐 뒤에 전달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1기 신도시 지자체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이주 시점은 국토부가 2027년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됐을 경우"라며 "이번에 조기대선도 있었고, 사업 과정에서 여러 의견 조율을 하다보면 그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설석용 기자

설석용 / 산업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