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0.95%…'당국 목표치' 0.59~0.71%
은행들, 주택담보·신용대출 한도 축소…대출 중단 가능성도
증권시장 호황으로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가 유행하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벌써 금융당국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대출에 빗장을 거는 추세다.
25일 KPI뉴스가 5대 은행 자료를 취합한 바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총 775조24억 원으로 전월 말(770조8229억 원) 대비 4조1795억 원 늘었다. 5월 증가액(2조9768억 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6월 들어 23일까지 신용대출 증가폭이 2조1617억 원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1조7826억 원)을 4000억 원가량 웃돌았다.
특히 올해 들어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767조6781억 원에서 6월 23일 775조24억 원으로 7조3243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증가액은 6조8206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의 94.5%를 차지했다.
![]() |
|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
주식 빚투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전세계 증시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910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비행이 지속돼 새로운 투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흐름이다.
한 시중은행 가계여신 담당 직원은 "올해 유독 신용대출 수요가 많다"며 "주식 투자 자금인 듯하다"고 말했다.
빚투 급증으로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이미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로 잡으면서 5대 은행은 그보다 낮게 책정했다. 작년에 목표치를 넘은 대출을 실행한 걸 감안한 조치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연초 제시받은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0.59~0.71%다.
그런데 6월 23일까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0.95%다. 한 시중은행 가계여신 담당 임원은 "이미 5대 은행 모두 부여받은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안다"며 "대출 수요가 월말에 더 집중된다는 걸 고려하면 증가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은행들은 다급히 대출에 빗장을 걸고 있다. 5대 은행은 모두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또 국민·농협은행은 모기지신용보험(MCI)와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하는 형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5000만 원가량 축소했다. 하나·우리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 원으로 줄였다. 신한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만기를 연장할 때 한도를 최대 20%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가 지나기도 전에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치를 넘었다. 앞으로도 빚투는 계속될 테니 일부 대출 제한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대형 금융그룹 임원은 "구체적인 조치는 금융당국과 의논해봐야 한다"며 "다만 빚투가 가라앉지 않으면 결국 4분기 즈음부터 작년처럼 가계대출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