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긴축·전쟁에 바뀐 서학개미 장바구니…엔비디아 '팔고' 코카콜라 '줍줍'

김명주 / 2023-10-16 17:38:42
서학개미, 이달 성장주 팔아치워…배당주 투자는 증가
대외 불확실성 확대 영향…"성장주 관심 하락"
"안정성 높은 경기방어·배당주에 접근한 것"

이달 들어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바뀌고 있다. 올해 인기를 끌던 성장주에서 발을 빼고 경기방어·배당주를 담는 모양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엔비디아와 애플을 팔아치우고 있다(상장지수펀드 제외). 각각 504만480달러, 4106만498달러를 매도했다.

지난달만 해도 엔비디아(1억1944만9713달러)와 애플(1억385만2973달러)은 서학개미가 해외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인 투톱 종목이었다. 지난 3개월(7월 1일~9월 30일)로 범위를 넓혀도 엔비디아와 애플은 여전히 순매수 결제금액 기준 1·2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매도 우위로 전환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의 고삐를 죄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하는 등 투자에 비우호적인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 기조, 중동 분쟁 등으로 성장주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이라며 "금리가 많이 오르고 환율도 상승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4.5% 넘게 치솟아 경기에 민감한 기술주의 경우 상승 재료가 소멸한 상황"이라며 "투자 흐름은 기술주에서 변동성이 낮은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 달러 지폐 모습. [픽사베이]

 

성장주의 자리를 빼앗고 투톱을 차지한 건 보다 안정성이 돋보이는 경기방어주와 배당주였다. 

서학개미들은 코카콜라를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2722만5859달러를 사들였는데, 순매수액이 지난달에 비해 30% 넘게 훌쩍 늘었다. 덕분에 지난달 9위에 불과했던 순매수 종목 순위가 1위로 껑충 뛰었다. 코카콜라는 10년 이상 배당금을 지급한 우량 배당주로 꼽힌다.

그다음으로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리얼티인컴(2484만8525달러)을 가장 많이 구매했다. 리얼티인컴 역시 월 배당주로 주목받아 배당 매력도가 높은 종목이다. 리얼티인컴의 지난달 순매수 종목 순위는 4위였다.

허 연구원은 "현금 흐름, 배당 등에 투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카콜라, 리얼티인컴에 대한 매력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배당만 보고 투자한 건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허 연구원은 "미국은 대부분 연간 배당을 하는 한국과 다르게 거의 1년 내내 배당이 분산돼 있다"며 "배당을 받고 바로 팔 생각으로 샀다기보다는 시장을 낙관적으로 여기지 않기에 보수적인 접근을 한 것"이라고 짚었다.

황 연구원은 "변동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코카콜라 같은 필수 소비재가 경기방어주로 관심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방어주는 경기변동과 무관하게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꾸준하게 이어지는 기업의 주식을 말한다.

이어 "소비 성수기가 오면서 소비 행태가 서비스에서 재화로 전환하는 부분도 필수 소비재 투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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