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미등기' 법적 책임 비켜서
포스코, 한화 등도 사고 끊이지 않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표적인 대기업 생산 현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소 사업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 관리에 강하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라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산업현장 누적 사망 사고 발생 건수는 411건, 사망자 수는 443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건수는 8.4% 줄었는데, 사망자 수는 3.4% 감소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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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가 지난 21일 울산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현대차 사망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
사고 발생 사업장의 규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업에서 공사금액이 800억 원 이상인 경우 올해 상반기 사고와 사망자는 각각 22건, 23명으로 지난해 동기 13건, 13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제조업도 근로자 수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8건, 8명으로 지난해 동기(6건, 7명) 대비 소폭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지난 5월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고와 관련,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난 15일 재해자 통보를 받고 중대재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부상이 아닌 질병이라고 주장했으나 노동부가 의학적, 법률적 자문을 거쳐 부상으로 판단하고 과태료 부과 조치를 한 바 있다.
또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 결과 안전 장치가 작동되지 않도록 임의 조작하는 등 안전 관리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재해는 1명 이상 사망하거나 동일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했을 때 등으로 규정한다. 삼성전자 피폭 사고는 부상자 치료가 6개월을 넘기며 중대재해에 포함돼 조사받게 된 것이다.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사면 이후에도 '미등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법적 책임에서 비켜서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윤태양 삼성전자 최고안전책임자(CSO) 부사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나와 피폭 사고에 대해 이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지시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안전과 보건 책임을 지고 있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는 또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 차량 테스트 공간(체임버)에서 연구원 3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데 대해 이번 주부터 산업안전 특별감독을 시행한다. 사고 직후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은 "신속하고 철저히 조사해 사고 원인 및 책임을 규명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정부는 중앙·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했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엄정히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금속노조 등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현대차에서 일어난 사고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인명 피해"라며 "사고의 엄중함을 물어 현대차 경영책임자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지난 7일 전기차 공장 신축 공사 중 1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엔진사업부에서 1명의 압착 사망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연구원 3명 질식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세번째 사고다.
포스코그룹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난달 전자부품 업체인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공장에서 일하던 60대 하청 노동자가 후진하던 지게차에 부딪쳐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법 위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이 사업장에서 용접을 하던 노동자가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다가 나흘 만에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한화오션에선 올 들어 사망 사고가 잇따라 정인섭 거제사업장 사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 불려나오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여전히 안전 대책은커녕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며 지난달 한화오션 법인과 대표이사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에 노동권과 안전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 20일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대전 서구의 한화건설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난 14일 신호수 업무를 하던 20대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건설노조는 "2022년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이 곳에선 최근에도 손가락 절단 사고가 나는 등 산재사고가 빈번했다"면서 "건설사 사업주 처벌은 4건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온전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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