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다툼에 울산시장 "주식 사주기 운동"…반응 관심

최재호 기자 / 2024-09-18 17:19:01
울산시 "향토기업 사수" vs MBK "울산기업으로서 사회적책임 다할 것"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을 두고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가 향토기업 고려아연의 주식 지분 변화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 향후 시민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거점 기업을 지키기에 나선 데 대해 긍정적인 시각과 함께 민간기업 경영권 문제에 지자체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김두겸 시장이 18일 고려아연 근무복을 입고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울산시 제공]

 

추석 전날 16일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던 김두겸 시장은 18일에는 시청 브리핑룸에 고려아연 근무복을 입고 나타나 기자회견을 갖고,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본격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다툼에 관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울산시 입장에서 본다면 고려아연은 50여 년간 지역에 기여한 바가 있다. 울산은 고려아연이 있으면서 4대 주력산업으로 비철금속이 됐고, 이차전지 분야에도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받아 사업을 시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풍이 국내에 투자를 어떻게 할지는 몰라도 울산에 투자하는 의지는 현재까지 고려아연과 급격히 차이가 난다"며 "영풍이 울산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계 자본이 대거 유입된 'MBK'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가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임을 감안한다면, 고려아연 인수 후에 연구개발 투자축소, 핵심인력 유출, 해외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해외자본에 경영권이 뺏긴다면 울산의 명성과 산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산업수도 울산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정치계, 상공계, 시민 등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시장이 거론한 'MBK파트너스'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고려아연 최대 주주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 'MBK'과 함께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지난 12일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다. 수십 년간 영풍은 장씨 일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경영권을 맡아왔다. 2022년 최기호 창업주의 손자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회사 운영 방향을 두고 두 가문의 견해차가 커지면서, 경영권 갈등이 빚어졌다.

이와 관련, MBK파트너스는 18일 김 시장의 기자회견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2005년에 설립돼 국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국내 사모펀드'"라고 강조한 뒤 "고려아연이 울산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경제와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MBK가 최대주주와 함께 시장을 통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며 "적대적인 행위나 경영권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고려아연은 장형진(장병희 영풍그룹 창업주의 차남) 고문을 동일인으로 하는 영풍그룹 기업집단 계열사이고, 영풍 및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라는 점을 상기시킨 뒤 "직원고용도 당연히 종전과 같이 유지됨은 물론,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고용창출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MBK는 덧붙였다.


한편 고려아연 지분은 △장 씨 오너가 전체 우호 지분 33,1%(영풍 25.4 % 장형진 고문 등 장 씨 오너가 7.7%) △최 씨 오너가 전체 우호 지분 33.1%(최창근 명예회장 등 오너가 15.9%, 현대차·LG화학 등 우호지분 백기사 지분 17.3%) △국민연금 7.8% △소액주주 27.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3일부터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66만 원에 최소 144만5036주(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1%)까지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 4일까지 공개매수가 성공리에 끝나면 영풍·MBK 측 지분은 최대 47.7%까지 늘어나게 된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등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지분율은 52%로 과반을 넘게 된다.

 

장씨·최씨 양 가문 지분과 국민연금 및 자사주를 제외한 고려아연의 실질적 유통 물량은 22.92%가량으로 추산된다.

 

KPI뉴스 / 최재호 기자 choijh199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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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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