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은 속도내는데…18만 '이주 대란' 대책도 시급

설석용 기자 / 2026-07-29 16:25:59
5년간 수요 18만 가구 이주, 전·월세 대란 예고
공급은 '미래', 이주는 '현재'…현실 대책 시급

최근 집값과 전월세가 모두 오르는 '부동산 트리플 강세' 흐름 속에 주택 공급 속도전이 요구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 관련 논쟁도 치열하다. 

 

하지만 당장 발생할 '이주 대란'에 대한 대비책은 부족하다. 이주 수요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가 나오면서 대안 마련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빌라촌 모습. [뉴시스]

 

29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서울에서 발생할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수요는 약 17만9310가구(약 18만 가구)에 달한다.

 

압구정 재건축과 잠실주공 5단지, 은마아파트, 장미1·2·3차 등 강남권역 외에도 성수동, 여의도,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가 대표적인 대규모 이주 예정 단지다.

 

지금은 사업 착수 단계지만 2년 정도 뒤부터는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된다. 이주 수요가 폭증하는 시점이다.

 

예상 수치상으로도 올해 약 2만5000가구, 내년 1만4000가구가, 2028년부터는 매해 5만 가구 정도가 이사를 가야한다. '이주 대란'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당장 머무를 거주지가 넉넉하지 않다. 서울 도심 지역의 전·월세 급등으로 외곽 지역을 찾는 것은 물론 경기 지역으로의 '탈서울' 현상도 짙어질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한 인구는 총 8만3984명으로 나타났다. 2021년 4분기(8만5481명)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였다. 

 

또 서울의 빈집이 12만 가구 정도로 집계됐는데, 역시나 이들을 수용하기엔 역부족이다. 물론 빈집의 상당수는 노후화 됐거나 당장 입주가 가능한 상태가 아닐 것이다.

 

경기권의 1기 신도시들만 해도 재정비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이주자들의 거주 문제로 꼽힌다. 이 곳들은 일부 단지를 선도지구로 지정해 사업을 추진하며 그나마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로 진행되는 서울의 재건축·재개발은 각 단지 상황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 이주 대책 역시도 개발 사안으로만 취급된다.

 

'이주 수요'는 시장 거래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정 시점에 대규모 이주가 시작된다면 전·월세 대란은 불 보듯 뻔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대안으로는 공급 총량제, 속도 조절론 등이 제시된다. 지난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31만호 착공 계획대로 하면 한순간에 31만 가구가 살 집이 사라진다"며 "서울 집값은 폭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서울 재건축 총량을 제한해야 한다"며 "일 년에 2만 가구만 짓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도 "일리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재건축·재개발 사업들로 실제 공급되는 가구 수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주 대란'은 전·월세 시장을 더 자극할 요소로 꼽힌다.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는 "지금도 시장에 물량이 부족해서 전·월세 가격이 크게 뛰고 있는데, 이주 수요가 몰리면 당연히 상승세는 가중될 것"이라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 재고 물량을 통한 거주지 마련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통한 공급이 구시대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고도 성장이 이뤄지던 시기에나 가능했던 정책이지, 현재 시점에선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 저층 아파트들이 대부분 재건축을 통해 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하면서 이젠 재건축할 곳도 별로 남지 않은 상황이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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