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우병우빌딩 소유권 뒤집히나…法 "등기 말소"

설석용 기자 / 2026-09-10 17:28:02
한국증권금융·하나은행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판결
15년 법적 공방 끝 원소유주 시선알디아이 일부 승소

시세 4000억 원대 서울 강남 에이프로스퀘어(구 시선바로세움3차) 빌딩 소유권을 놓고 15년간 법적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원소유주인 시행사 '시선알디아이'가 첫 승기를 잡았다. 법원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무효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로 건물 소유권이 시선알디아이에 돌아갈 가능성이 열리면서 향후 법적 절차와 소유권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 건물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박근혜 정부)의 가족 회사 정강이 50억 원을 투자해 한때 '우병우 빌딩'으로 불리기도 했다.

 

▲ 강남 에이프로스퀘어(전 바로세움3차) 빌딩. [시선알디아이 제공]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8부는 10일 시선알디아이가 한국증권금융, 하나은행, 우리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 및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은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주문했다. 

 

우리은행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사건번호 2024가합3270이다.

 

한국증권금융,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이 건물 소유권을 순차적으로 넘겨받은 소유주들이다. 이 가운데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의 '이전 등기'를 무효라고 판단한 것이다.

 

피고인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은 세 차례 열린 변론기일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으며 답변서 등 관련 서면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금융사는 선고일인 이날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실상 '자백간주' 규정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민사소송에서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명백히 다투지 않을 경우 해당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등기상 소유자인 우리은행은 과거 재판의 판결문을 한 차례 제출했다. 과거 재판 결과로 입장을 대신하겠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우리은행에 대한 시선알디아이의 청구권은 '기각' 했다. 소유권은 무효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등기법상, 최초의 소유권 이전 등기가 무효로 판단되면, 그 이후의 후행 등기는 모두 무효로 처리된다.

 

▲ 서초구청은 에이프로스퀘어 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된 2013년 12월~ 2019년 4월까지 검인을 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시선알디아이 제공]

 

'등기 오류' 쟁점은 무엇이었나?

 

시선알디아이는 최초 소유권보존등기부터 이후 이전등기까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핵심은 등기부와 집합건축물대장의 불일치다. 최초 보존등기에는 사무실이 34개로 기재됐지만 당시 건축물대장에는 50개로 구분돼 있었다. 현재도 등기부상 호실은 68개, 건축물대장에는 56개로 각각 다르다. 시선 측은 개별 호실의 경계를 특정하기 어려워 구분소유권이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존등기를 두산 측이 선임한 법무사가 진행한 점도 쟁점이다. 이전등기 과정에서는 건물과 토지 권리가 서로 다른 날짜에 접수됐고, 서초구청의 검인도 없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등기 수리 시각이 업무시간 이후인 오후 6시43분으로 기록된 점도 논란이 됐다.

 

이번 재판부는 한국증권금융과 하나은행에 이전등기 말소 절차를 이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우리은행에 대한 청구는 기각돼 최종 소유권 귀속은 판결 확정과 후속 등기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


15년 소유권 전쟁 종지부 찍나? 

 

원소유주인 시선알디아이는 2011년 건물 완공 무렵부터 시공사(두산에너빌리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금융사인 하나·우리은행과 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 등과 소유권 법적 다툼을 벌여왔다.

 

공교롭게도 건물 소유권이전등기는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로 순차적으로 넘어갔다. 한국증권금융은 2014년 시공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만든 사모펀드(엠플러스제49호)의 수탁자로서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직접 600억 원 상당 자금을 투입했던 하나은행(2019년)과 우리은행(2022년)이 그 다음으로 소유권을 이어 받았다.

 

시선알디아이 측은 이들 금융사가 소유권을 넘겨받을 당시 작성한 계약서에 계약금이 모두 '0원'으로 기재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수천억원대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별도의 계약금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김대근 시선알디아이 대표는 "그동안 주장해온 원인무효 소유권이전등기 등에 대해 법원이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기업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재판부가 오로지 법과 증거에 따라 판결해 사법정의를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하나의 등기 문제가 아닌, 부동산 소유권이 어디로 귀속되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종 승소할 경우 소송 이익의 절반을 국가와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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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석용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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