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관세로 월 이익 7000억 타격"

박철응 기자 / 2025-05-21 16:37:35
키움증권 분석, GM·토요타 발표 규모와 유사
현대차, 지난달 미국 수출 물량 20% 줄어
한경협 "공급망 생태계, 근본적 재편 신호탄 될 수도"
전기차 캐즘 부담도 지속, 생산라인 일시 중단

자동차 수출에 미국 관세 충격이 가시화된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영업이익 기준으로 월 최대 7000억 원 규모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유사한 미국 수출량을 갖고 있는 GM그룹은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올해 2~4분기 품목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충격 예상치를 40억~50억 달러(약 5조5000억~6조9000억 원)로 제시했다. 매월 6100억~7600억 원인 셈이다.
 

▲ 지난달 29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뉴시스]

 

토요타그룹은 4월과 5월 합산 영업이익 기준 1800억 엔으로, 월 900억 엔(약 8700억 원)의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의 자동차 품목 관세 손익 영향을 공식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은 두 회사의 영업이익 영향이 최대 70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GM, 토요타와 유사한 규모다. 다만 판매가격 인상과 원가 절감 등으로 비용을 축소해나갈 수 있는 여력은 있다고 봤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특성 면에서도 토요타와 현대차가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토요타의 미국 소매 판매에서 렉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4%인데 판매량의 80%가량을 일본에서 들여온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비중이 7~8%이고 70%가량을 한국에서 가져온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가 라인업을 미국 외 생산기지에서 주로 수출하고 있는 제조사는 트럼프 행정부 품목관세 체제 대응에 불리한 구조"라며 "점진적 생산 이전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토요타가 이미 지난달부터 월 단위 손익계산에 관세 비용 반영을 시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2분기까지는 기존 재고 중심으로 대응해 관세 영향이 없을 것이란 예상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신 연구원은 "수출 관세가 주로 제품의 판매 시점에 인식되는 매출원가 성격 비용이 아닌 통관 절차에서 인식되는 판관비 성격의 비용이기 때문"이라며 "선제적으로 미국에 재고를 쌓아놨다고 하더라도 미국에 입항한 자동차가 통관되는 과정에서 품목관세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수익성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미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8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지난달 미국에 수출한 물량은 5만1148대로 20% 줄었다. 4월 기준으로 선적량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였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북미 자동차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미국의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 부과 영향을 분석하면서 "세계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 생태계에 근본적인 재편을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가 실제로 조기 개정된다면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북미 시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생산거점 다변화, 미국 현지 기업과의 협력 확대 등을 포함한 공급망 전략에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한 현대차그룹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신 연구원은 "BEV(순수전기차) 중심으로 국내 재고가 쌓여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수요가 확대되거나 공급을 축소해야 하는데, 하반기에도 일부 중저가 모델을 제외한 BEV 시장의 소비심리가 단기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상반기부터 간헐적으로 BEV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등 공급량을 조절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오는 27∼30일 울산 1공장의 아이오닉5와 코나EV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달 아이오닉5를 최대 600만 원까지 할인하는 등 판촉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월과 4월에도 각각 1주일가량 전기차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더욱이 테슬라 부분변경 신차와 중국 BYD 아토3 등 경쟁 모델들의 한국에서 출시되고 하반기에도 글로벌 전기차 신차들이 들어올 예정이라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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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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