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비용 적고 만들기 쉽다지만 이게 바로 약점
요구르트아이스크림, 대만 카스테라 전철 밟을 듯
꼬치에 과일을 끼워 설탕 시럽을 발라서 굳혀 먹는 중국 간식 탕후루가 1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에 좋지 않고 설탕 시럽이나 나무 꼬치가 쓰레기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것을 보면 탕후루는 냉동 간편 조리 식품 가운데 10대가 가장 많이 검색한 식품에 꼽혔다.
이러한 열풍으로 뒷면에는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탕후루 매장을 열겠다는 자영업자가 넘쳐나고 있고 이에 편승해 탕후루 프랜차이즈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탕후루 열풍이 얼마나 지속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많다.
![]() |
| ▲ 탕후루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적은 자본, 높은 수익 내세워 탕후루 매장 우후죽순 등장
최근 3개월 사이에 특허청에 신규로 등록된 탕후루 상표만 150개가 넘는다. 또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탕후루 프랜차이즈는 모두 6곳. 이 가운데 매장 수가 가장 많은 ‘왕가탕후루’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장 수가 43곳에 불과했으나 현재 420곳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무려 10배 가까이 매장이 증가한 것이다.
탕후루 매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점포 임대료를 제외하고 대략 7000만 원 이내에서 프랜차이즈 매장 개설이 가능하다. 프랜차이즈 매장 가운데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저가 커피 브랜드 수준이다.
또 잘 팔리기만 한다면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자영업자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가장 비싼 샤인머스켓이나 블랙사파이어 포도를 사용해도 판매가 대비 과일 원가는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설탕 시럽은 시간이 지난다고 못 쓰게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다. 실제 탕후루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점주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면 매출액 대비 30% 이상의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진입 장벽 낮고 프랜차이즈 늘어나 경쟁 과열 뻔해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장점이 오히려 자영업자에게는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첫째는 탕후루는 과일과 설탕만 있으면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간식이다. 누구나 하루 이틀 연습하면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너무 낮다는 게 약점이다.
두 번째는 순식간에 너무 많은 탕후루 프랜차이즈가 등장했다.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브랜드는 많지만, 차별성은 거의 없다. 새로운 상품이 잘 팔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희소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탕후루 매장이 없는 상권에서 새로운 매점을 차려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세 번째는 역시 건강 문제다. 당도가 높은 과일에 설탕 시럽을 코팅한 탕후루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지적은 차고 넘친다. 초기에는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맛보겠다는 소비자가 끊이지 않지만, 그 열풍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순간 반짝했던 대만 카스테라 등의 전철 되풀이할 듯
프랜차이즈 사업 가운데 엄청난 열풍을 몰고 왔다가 하루아침에 시들해진 외식 아이템은 부지기수다. 조개구이, 벌집아이스크림이 그랬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또한 초기 열풍과는 달리 한순간에 시들해졌다. 특히 탕후루 열풍을 두고 대만 카스테라를 떠올리는 전문가도 많다.
대만 카스테라 역시 초기 열풍을 타고 한순간에 1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가 등장했고 열풍이 식기 직전인 2017년까지 등록된 상표가 30개를 넘었다. 제조 과정에 들어가는 재료를 둘러싼 공방이 몰락을 불러왔지만, 근본적으로는 탕후루가 안고 있는 것과 같은 문제로 단명(短命)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초기 창업비 부담이 적고, 만들기가 너무 쉽고, 그래서 초기 열풍 과정에서 너무 많은 브랜드가 등장한 것은 대만 카스테라와 탕후루가 판박이라는 것이다.
탕후루 인기 5년 이어져야 초기 투자비 회수 가능
탕후루 매장을 운영해 프랜차이즈 본사가 주장하는 이윤이 나더라도 인테리어나 설비비 같은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간은 탕후루 인기가 지속돼야 한다. 그러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명은 평균 3.5년에 불과하고 어느 전문가에게 물어봐도 탕후루 인기가 그렇게 길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탕후루 열풍이 오래가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아니라 가맹점주가 떠안게 된다. 더구나 가맹점주는 영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한 번의 먹거리 열풍이 자영업자의 무덤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유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