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200억 연봉 유력...경제개혁연대 반대
주총에서 보수 심의하는 제도 도입 요구도
상법 개정안 27일 통과 전망, 주주행동 힘 실릴 듯
다음달 주주총회 시즌에서 대주주 보수에 대한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여러 계열사에 겸직하거나 법적 책임 없는 미등기 상태인데도 막대한 보수를 수령하는 오너들의 행태에 대해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의 협공이 거세지고 있다. 막바지에 다다른 상법 개정안이 이번 주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ESG기준원은 24일 "이번 주주총회 시즌에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관련된 주주제안을 둘러싼 표 대결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6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사의 보수 한도와 관련해서는 특별 이해관계자의 의결권 행사 제한을 주된 쟁점으로 꼽았다. 사내이사인 지배주주주에게 특별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의결권이 제한돼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5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자신을 비롯한 이사 보수 한도 승안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상법은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사 보수 한도도 해당한다고 봤다.
올해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가장 주목된다. 기아는 이사 보수 한도를 80억 원에서 175억 원으로 대폭 증액하는 안건을 상정키로 하면서 정 회장의 보수 신규 반영을 사유로 들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만 보수를 받았는데 앞으로는 기아에서도 받도록 하자는 취지다. 기아는 "사내이사로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에 대한 기여,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책임 경영 강화"를 내세웠다.
정 회장은 2023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로부터 모두 122억 원을 받았다. 지난해 보수는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에서도 추가로 받으면 연간 200억 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제치고 재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 수령자가 될 수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3개 회사의 이사를 겸직하면서 각 사에서 모두 보수를 받는 것은 과도하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또 국민연금 등 주주들에게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의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 안건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고했다.
이사회 내 차상위 보수 수령자보다 최소 2배 이상을 받고 있다고도 짚었다. 이승조 현대차 사내이사와 주우정 기아 사내이사는 각각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지만 별도 보수는 받지 않는다는 점도 대비시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보수심의제'(Say on Pay) 도입 요구에 직면해 있다. 경제개혁연대와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는 지난 12일 이마트에 주주제안을 하면서 자사주 소각,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등과 함께 주총에서 이사 보수를 심의하는 이 제도를 정관에 넣자고 했다.
정 회장은 2023년 이마트에서 37억 원,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과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은 각각 30억7000만 원씩을 받았다. 경제개혁연대는 "정재은 명예회장과 이명희 회장 등은 계열회사인 신세계에서도 겸직하면서 큰 보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보수 현황은 최근 좋지 않았던 회사 실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성과와 보수가 제대로 연동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주총이 보수 정책에 대한 승인 권한을 갖거나, 보수보고서에 대해 권고적 효력을 갖는 표결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데 이와 유사한 제도의 도입을 제안한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DB하이텍 소액주주 130명과 함께 김준기 DB하이텍 창업회장과 장남인 김남호 회장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도 추진 중이다. 이들이 2021~2023년 받은 보수 179억1200만 원이 사익 편취의 또 다른 행태라고 보고 있다. 김 창업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김 회장도 미등기 상태인데도 부자가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는 이날 오후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심사하고 있다. 여당은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